내년 최저임금 논의 급물살
‘지역별 차등제’ 현실적 어려움
노동계 “노동시장 혼란만 초래
합리적 기준 없어 시행 불가능”
경영계 “최저임금 시행 당시와
경제규모·노동시장 변화로 불가피”
“데이터 충분…총력 기울일 것”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지역별, 업종별 차등제 도입을 요구하는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될 소지가 많은 지역별 차등제보다는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이라도 우선적으로 논의돼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월 5일 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논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임위에선 16일 열린 4차 전원회의를 거치는 동안 ‘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 여부’가 매 회의 때마다 격론이 오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노사 양측의 차등화 적용 도입에 대한 팽팽한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계에선 ‘지역별 차등제’는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이 ‘(최저임금을)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지역별 구분은 법을 개정해야하는 사안이기 때문. 여기에 어느 지역의 최저임금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을 경우 인력 쏠림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특정 지역이 ‘저임금 지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덧씌워질 수 있다. 지역별 차등화를 적용하는 미국, 일본 등은 지역 간 인구 이동성이 높지 않고, 지방 분권이 고착화됐기에 가능한 케이스다.
때문에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등화는 일단 후순위로 미뤄두더라도, 당장 적용이 가능한 업종별 구분 만큼은 올해 반드시 시행돼야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같은 분위기는 최임위 내부에서도 일정 부분 감지된다. 최임위의 사용자 측 위원은 “전원회의 때마다 차등화 적용을 놓고 노·사 위원간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업종별 적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부적인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선 업종별 적용이 노동시장의 혼란만 초래할 것이며, 합리적인 기준을 정할 수 없어 당장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최저임금제가 시행된지 30여년이 지나 업종별 구분적용이 이미 사문화됐고,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운영한 제도개선TF에서 적용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려 더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기업계를 비롯한 경영계의 주장은 다르다. 최저임금이 5년간 41.6%나 급격히 오르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수가 320만명에 달하는 등 노동시장 일부 업종에서 최저임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지불능력이나 생산성 등의 격차를 무시한 일괄적용으로 최저임금의 미만율 격차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숙박·음식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40.2%인 반면, 정보통신업은 1.9%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영계는 지난 30년간 시행되지 않아 사문화됐다는 주장에도 선을 긋고 있다. 최저임금제도 시행 당시는 최저임금의 수준이 높지않아 시장의 수용성이 충분했지만, 경제규모와 노동시장의 변화로 업종별 차등화가 불가피해졌다고 경영계는 말한다.
중기업계는 2017년 최임위 TF의 업종별 차등화 불가 결정 역시 반대 논리로 삼기에는 빈약하다고 지적한다. 당시 TF는 ‘현 시점에서’라는 단서를 달아 업종별 구분 적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다수의견을 냈다. 하지만 5년 전과 비교해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G7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까지 도달할 정도로 상황이 급변한 만큼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노동계에선 업종별 차등화 논의에 필요한 기반자료가 없다고 말하는 데 통계청, 국세청 등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는 지금도 충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손실 보상금 지급을 위해 활용된 자료만 봐도 기업들의 실적 대비 임금수준이나 고용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걸로 본다”라며 “올해 최임위에서 업종별 차등화 통과를 위해 중기업계는 물론 경영계 전반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