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초고가 아파트일수록 상승폭 커
현장에서는 “초고가 알짜, 없어서 못 산다”
노도강은 ‘매물적체’ 심해지며 가격 하락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전국의 주택시장이 양극화를 보이면서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연일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주택시장이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현장에서는 “초고가 아파트는 여전히 없어서 못 산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일부에서는 같은 지역 내에서 급매와 신고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최근 전용 84㎡가 39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바로 옆 반포자이 전용 84㎡가 39억원에 거래된 이후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한 셈이다. 특히 반포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지난 4월 같은 크기가 38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었는데, 한 달 사이 다시 손바뀜이 이뤄졌다.
같은 단지의 대형 주택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98㎡은 지난해 4월 48억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매매가 없다가 지난 4월 7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반포자이 역시 지난 3월 전용 216㎡가 69억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 3개월 만에 9억5000만원 높게 거래됐다.
반포동의 한 공인 대표는 “퍼스티지의 경우, 올해 초 일시적인 매매가 하락이 있었는데, 2억원 정도 매매 가격이 하락하며 말이 많았지만, 바로 회복했다”라며 “매물이 많아 보이지만, 초고가 알짜는 여전히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고가 아파트인 현대1차도 최근 전용 131㎡가 4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47억원에 거래된 이후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지난해부터 거래가 끊겼던 상황에서 최근 연이어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송파구 역시 최근 잠실 5단지 내에서 가장 넓은 전용 82㎡가 30억76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강남구의 한 공인 대표는 “강남 지역은 매수자가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데다가 세금 부담 역시 새 정부의 기조에 따라 걱정을 덜게 됐기 때문에 매수 문의가 오히려 늘었다”라며 “오히려 다른 지역에 구입한 다주택을 정리하지 못해 강남에 못 들어오고 있다는 사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내에서 중소형 단지가 몰려 투자 수요가 이어졌던 노원과 도봉, 강북 지역은 최근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은 0.04% 하락했는데, 전주 0.03% 하락한 데 이어 하락폭이 더 커졌다. 강북구(0.01%)와 도봉구(0.02%)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의 경우, 투자 용도로 아파트를 구입한 젊은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는 데 이어 ‘똘똘한 한 채’를 위해 강남 지역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집주인이 모두 몰리면서 최근 매물적체 현상이 심화됐다.
강북구의 한 공인 대표는 “집을 내놓는 사람들을 보면 상당수가 투자 용도로 대출을 받아 구입한 경우”라며 “젊은 집주인들이 중장년보다 대출 이자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강남 매물 구매를 위해 강북 지역 아파트를 정리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