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지수 하락 마감···다우, 4일 만에 최고치 행진 종료
추수감사절 연휴 앞두고 차익실현 움직임
예상치 부합한 美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뉴욕증시가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두고 차익실현 움직임에 일제히 하락 했다. 이날 예상 부합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잠시 중단되면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도 힘이 실렸다.
2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8.25포인트(0.31%) 내린 4만4722.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로 다우지수는 4일 만에 최고치 행진을 종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2.89포인트(0.38%) 떨어진 5998.7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15.10포인트(0.60%) 밀린 1만9060.48에 장을 마쳤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월말을 맞아 리밸런싱 수요가 강해지면서 트럼프 거래의 되돌림 흐름이 지속됐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가 과격한 관세 정책을 완급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국채금리도 떨어졌다.
증시에서도 트럼프 거래 되돌림에 맞춰 주가지수가 하방 압력을 받았다.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수요도 강해지면서 나스닥지수는 한때 1%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은 특히 기술주 중심의 수익 실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올해 증시를 견인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주가도 하락한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 1.21%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1.51% 하락했다. 장 중 낙폭은 3.2%까지 확대됐었다.
트럼프의 과격한 관세 정책으로 반도체 수출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다 연말을 앞두고 올해 상승분을 이익으로 환산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엔비디아는 1.15%, 테슬라는 1.58%로 각각 1% 넘게 떨어졌다. TSMC·AMD·인텔도 1% 넘게 떨어졌다. 이외 브로드컴과 Arm,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 안팎으로 하락했다.
한편 연휴를 앞두고 주요 경제지표가 쏟아졌지만 이날 증시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상승한 수치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10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 상승했다.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이런 소식에 12월 2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 베팅은 더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66.5%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보다 7%포인트 정도 상승한 수치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도 전기 대비 연이율 2.8%로 집계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하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예상치를 밑돌며 직전 주 대비 감소했다.
데이비드 알칼리 라자드자산운용 수석 거시경제 전략가는 “이날 지표는 물가가 아무리 울퉁불퉁하더라도 디스인플레이션 경로에 있다는 전망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신규 관세로 물가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일부 연준 인사를 포함해 많은 관찰자가 더 매파적으로 보기 위한 근거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헬프스타인 글로벌X 투자 전략 총괄은 “이날 물가 지표가 연준에는 멋진 블랙프라이데이 선물”이라며 “이번 수치는 연준의 목표치에 매우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27일 코스피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추가 관세 발언에 이어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된 랄마스와미가 반도체 보조금이 부적절하다고 언급하며 하방 압력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30포인트(0.69%) 내린 2503.06으로 집계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행정부 출범 전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내각에 지명된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증시는 관세와 반도체법 보조금 폐지 우려를 더 강하게 반영하며 훈풍이 유입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보조금 대상이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아직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이날 3.43%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 또한 4.97% 하락 마감했다. 한미반도체(-5.08%)와 디아이(-5.04%) 등 반도체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