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부동산포럼 2022’ 개최
송석준 “부작용 세심히 고려해 규제완화 추진”
“솔직해져야 합니다. 시장은 이미 불바다고, 거품이 끼어 있는데 한방에 모든 것을 다 해결하겠다는 식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해선 안됩니다. 타임라인을 제시하고 준비된 대안(정책)을 상황에 따라 적기에 내놓는 순발력이 필요합니다.”(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국내 최고 주택 및 부동산정책 전문가들은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2’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야할 주택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포럼은 윤 정부 출범 이후 관심이 높아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부동산 정상화 특별위원장(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은 축사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완화를 공약해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윤석열 정부인 만큼 시장을 정상화 시키는 부동산 정책을 논의하고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규제완화로 생길 수 있는 단기적 가격급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주택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이코노미스트가 바라보는 현 주택시장 진단과 부동산 정책 제언’이라는 주제의 첫 번째 강의에서 다양한 경제지표를 통해 현 주택시장 상황을 짚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6개 선진국들에서 부동산은 자본차익이라는 측면에서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우위에 있는 자산”이라며 “(앞선 정부에서) 부동산을 사는 것은 투기고 죄악이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감정적인 면이 있었고,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학의 기본원리를 애써 외면한 정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그는 “40% 이내로 관리되고 있는 LTV 규제는 풀되, 갭투자를 부추기는 전세자금대출 규제는 강화할 필요가 있고, 수요가 많은 도심 주택공급을 막고 있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전면 철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주택시장이 원하는 규제정책 방향’이란 주제의 두 번째 강연에서 “특정 지역의 집값에 중심을 맞춘 정책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계획 등 정책 로드맵을 짤 때, 올해 내 해야 할 것, 임기 내 해야 할 것, 차기 정부로 이어지는 초석을 만들 과제 등을 나눠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발제 강연이 끝나고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정원 법무법인 지평 건설부동산그룹장, 한문도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등이 참석해 토론회가 열렸다.
조주현 교수는 “동절기를 지나 얼음이 깨질 때가 가장 위험한 것처럼, 규제완화는 생각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고 전제했다. 그는 “규제완화는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등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고 여론도 악화할 수 있는데, (여당과 정책 담당자는) 이때 (국민을 상대로) 어떻게 희망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호 소장은 “우리나라 주거취약계층 110만가구인데 이분들에게 제대로 된 공공임대 주택을 공급하고 있는지, 보증금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임차인까지 보호하는 현 임대차법이 타당한 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과 자산, 주택보유의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문도 교수는 “새 정부의 공급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급이 충분하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원 그룹장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헌법적 정당성을 상실하거나 비판을 받으면서 위헌 시비가 있는 법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