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메밀의 계절이 돌아왔다. 시원한 여름국수로 먹기 좋은 메밀은 흰 밀가루보다 영양소가 풍부한 곡물이다. 특히 메밀 전문식당에서는 ‘당뇨병 예방’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듯이 메밀은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밀의 루틴, 혈당과 콜레스테롤 감소시켜
당뇨에 대한 효능은 메밀 속 루틴(rutin) 성분 때문이다. 국립식량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루틴은 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LDL)’ 수치를 감소시켜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미국 농식품화학회지(J. Agric. Food Chem, 2001)에 따르면 메밀국수의 혈당지수(GI·식품 섭취에 따른 혈당 상승 정도)는 백미의 절반가량이며, 칼로리도 100g당 114㎉로 적은 편이다.
다른 곡물에 비해 단백질 함량 또한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식물성 식품에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도 들어 있어 비건(vegan·완전 채식) 식단에 추가하기 좋다. 다만 시중에는 정제된 메밀제품도 나와 있어 통메밀을 섭취하려면 구입 전 확인이 필요하다.
“일반 메밀보다 쓴 메밀이 효과 크다”
이러한 메밀은 보통 일반 메밀로 부르며, 쓴 메밀과 구별된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메밀은 크게 일반 메밀과 쓴 메밀로 나눌 수 있으며 쓴 메밀에 루틴 성분이 훨씬 많이 들어 있다. 당뇨를 비롯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쓴 메밀이 더 효과적이다. 최근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쓴 메밀의 루틴 함량은 일반 메밀보다 최대 48배 높았으며,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함량도 2.5배에서 4.8배까지 높았다. 제2형(성인형) 당뇨병을 일으킨 생쥐 실험에서는 쓴 메밀 종실을 먹인 생쥐의 당뇨병 개선 효과가 일반 메밀보다 뛰어났으며, 혈당도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쓴 메밀은 가루가 아닌 차로 마실 경우 쓴맛이 거의 나지 않고 구수한 향기를 즐길 수 있다. 메밀 낱알을 그늘에서 이틀 동안 건조시킨 후 10분 정도 약한 불로 볶아서 15분간 끓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