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지 분리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임박
준공 45년차…토지 탓 통합 재건축 무산
시장도 재건축 소식에 반응…신고가 경신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한민국 고급 아파트’의 원조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아파트가 침묵 끝에 재건축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재건축추진위원회와 구청이 최근 서울시의 의견을 반영한 정비계획 보완본을 다시 제출한 데 이어 실무 협의가 막바지 수순에 들어가며 정비구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와 광진구는 워커힐아파트 1단지의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막판 조율 단계로, 이미 공원과 녹지 문제 등 상당 부분에서 정비구역 지정안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실무 협의에서 녹지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는데 별다른 이견 없이 계획안대로 협의가 이뤄졌다”며 “지난 1년간 논의의 진전이 없었지만 최근 시에 보완계획안을 제출하고 다른 실무적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커힐아파트는 지난 1978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겨 45년차를 맞았다. 이 때문에 예전부터 재건축 논의가 진행됐지만 일반주거지역인 1단지와 자연녹지지역인 2단지가 재건축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그간 사업이 중단됐다.
추진위 관계자는 “2단지 주민은 통합 재건축을 주장했지만 그렇게 진행할 경우에는 용적률 제한뿐만 아니라 용도에 따른 여러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그 때문에 1단지를 따로 분리해 재건축하는 계획안을 제출했고, 최근에서야 실무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출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576세대인 1단지는 용적률 200% 미만으로 550세대의 일반분양을 포함한 982세대 규모로 바뀔 예정이다. 특히 친환경 생태주거지의 장점을 살려 녹지 면적을 규정보다 크게 확대해 5126㎡에 달하는 공원과 녹지 면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동안 중단됐던 재건축 논의가 다시 시작되며 시장도 반응하는 모양새다. 비싼 매매가 탓에 한동안 거래가 없었던 1단지는 지난달 전용 196㎡이 3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장 큰 평형인 전용 226㎡ 역시 최근 호가가 크게 오르며 처음으로 40억원대의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같은 평형이 33억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0% 이상 오른 가격이다.
광장동의 한 공인 대표는 “워커힐아파트는 워낙 고가이다 보니 최근 규제 탓에 거래가 뜸했던 곳”이라면서도 “최근 재건축 논의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일부 매수 문의가 다시 오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물량의 평형이 작다는 얘기에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