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 사건을 근 반년 만에 징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대처가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12일 오전 9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박 의원의 성 비위 의혹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일부는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언급했다. 하지만 곧 참석자 전원이 제명에 뜻을 모으고 60분 만에 회의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비대위는 직접 박 의원의 소명을 듣지는 않았으나 당 윤리감찰단이 박 의원의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연합]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박 의원이 의혹을 시인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당사자는 아마 (당과)다르게 판단하는 것 같다"며 "본인의 시인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여러 증언들로 사실이 확인됐다고 봐 제명조치를 했다"고 했다.

제명 결정이 발표된 뒤 이날 오후 7시에는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이날 하루 발 빠른 행보를 보였으나 막상 이번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해 연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은 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지난해 연말에 발생한 심각한 수준의 성범죄"라며 "피해자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으나 원만히 진행되지 않았고 지난달 말 민주당 젠더폭력상담신고센터에 신고가 들어왔다. 비대위는 철저한 조사로 사건의 심각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당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그 사이 스스로 이 건을 해결하고자 반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끝내 해소가 되지 않았던 점을 시사한다.

피해자가 결국 지난달 말 젠더폭력상담신고센터에 피해 사실을 제보했고, 민주당 윤리감찰단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게 됐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정치권 일각에선 피해 사실이 발생하고도 중앙당이 거의 반년 간 아무 조치를 하지 못한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달 말 사건을 접수한 후 열흘 이상 지나 징계안을 논의한 일도 너무 대응이 늦은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징계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리특위에 제소하지 않고 제명만 한다면 꼬리 자르기이자 책임회피"라고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에 "이 문제를 윤리특위에 제기할 예정"이라며 "당내에선 이미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한 것이고, 국회의원으로 받아야 할 징계는 윤리특위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 내 성 비위 의혹이 이어지는 데 대해 "이쯤되면 텔레그램 N번방'에 이은 '민주당 M번방'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N번방의 불꽃 박지현 위원장께서 권력형 성범죄 온상인 더불어M번방(적진) 한가운데 놓이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본다"며 "저분들 멱살을 다 잡으려면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듯하지만, 진정한 '불꽃'이 돼 악의 뿌리를 제대로 뽑아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