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건강 보호법안’에 공화당 의원 전원 반대

바이든 “앞으로 동성혼·피임권리도 위태로워질 것”

미국 상원의원들이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진행된 본회의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여성의 건강 보호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찬반투표에서는 찬성 49표, 반대 51표가 집계돼 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AP]
미국 상원의원들이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진행된 본회의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여성의 건강 보호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찬반투표에서는 찬성 49표, 반대 51표가 집계돼 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는 것을 다수 의견으로 잠정 채택한 가운데, 미 상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입법화 하려던 시도가 일단 무산됐다.

11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본회의에서 여성의 낙태권한을 보장하는 ‘여성의 건강 보호법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으나 찬반투표에서 찬성 49표, 반대 51표로 집계돼 법안에 대한 표결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투표에서는 50명의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에서도 그간 주요 의제마다 반기를 들어온 중도 성향 조 맨친 의원이 반대에 가세해 찬성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법안에 대한 심의를 종결하고 표결을 강행하려고 했으나, 필리버스트(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요구하는 공화당의 조직적인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미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피해가기 위해선 60표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로써 1973년 이후 50년 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대법원이 공식적으로 폐기하기 전에 여성의 낙태권을 연방 법률에 명문화해 보장하려던 민주당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민주당의 입법화 시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건 진작부터 예견됐던 일로,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를 쟁점화하기 위해 표결 강행을 시도한 측면이 강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낙태권을 보호하기 위해선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의석을 하나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법원 초안 공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낙태권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을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한 여론 지형이 민주당에 우호적이어서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서 입법 시도가 무산된 직후 성명을 통해 “여성의 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우리는 여성의 출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시카고에서 열린 모금행사에 참석해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제한 가능성과 관련해 앞으로 동성혼과 피임 같은 권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잘 들어라. 그들은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헌 결정을 겨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피임할 권리도 위태롭다면서 "이런 판결들이 흔들리면서 미국을 더 분열할 것이다. 우리는 논쟁할 필요가 없는 사안에 대해 논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