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의 대가…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순수예술부터 산업분야까지 디자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디자인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ㆍ협업)이 창조경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패션 디자인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한국패션디자인연합회장)은 콜라보레이션의 ‘대가(大家)’다. 휴대폰, PC, 다이어리, 아파트, 도자기, 가구 등 각 산업분야와의 디자인 콜라보레이션부터 사진작가, 화가 등과의 아트 콜라보레이션까지 그 영역도 무한대다.
특히 이상봉은 2006년 한글을 적용한 컬렉션을 선보인 이래 한글, 단청 등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한글 디자인 의상을 시드니 국립파워하우스뮤지엄에서, 한글 도자기 작품을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이상봉 디자이너가 오는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하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4’ 프리미엄 토크 연사로 나선다.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리더들을 위한 행사로, 개막 당일 저녁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에서 열린다. 이상봉은 그 두번째 세션에서 ‘부가가치 창출, 브랜드 프리미엄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패션 디자이너이자 띠어리(Theory)의 전 수석 디자이너였던 올리비에 데스켄스와 토크를 펼칠 예정이다.
프리미엄 토크에서 펼칠 그의 이야기를 지난 17일 역삼동 이상봉 쇼룸에서 미리 들어봤다.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를 펼칠 예정인가.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콜라보레이션의 영역이 무한 확장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영역에서 패션 디자인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 디자인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패션 콜라보레이션은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1937년 초현실주의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와 진행했던 공동 작업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경향은 패션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SPA(제조ㆍ유통 일괄)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데,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단점을 보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상봉의 콜라보레이션은 한글과 같은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최근 호주 원주민아트센터의 초청으로 열흘 넘게 호주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원시문화를 둘러보고 왔다. 한글과 같은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화하는 작업이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것 같다. 전통이란 수천년에 걸쳐 만들어진 민족의 유전자다. 박물관 유리 속에 가둬 놓을 것이 아니라 그것을 끄집어내 젊은이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광화문 이순신 걸개그림처럼 공익적인 콜라보레이션도 많이 하고 있는데.
-사회참여 역시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재능 기부 형태로 작업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모자와 목도리를 자선단체에 디자인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보수는 없다.
▶디자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나.
-한때 휴대폰이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점점 작아졌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화면의 크기가 다시 커졌다. 삼성 갤럭시 노트가 그 예다. 필요가 디자인적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디자인은 세상을 편리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바꾸고 있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