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에이치투’ 대표 인터뷰
캘리포니아 20㎿발전소 주관
미국서도 인정받은 기술력
재생에너지 대용량 저장 가능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정조준”
“우리는 탄소 중립 목표의 변두리가 아닌, 그 핵심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흐름전지(플로우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이치투(H2)의 한신(사진)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탄소 중립이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모든 기업이 친환경 성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보여주기식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인 경우가 적지 않다. 에이치투 사업의 본질은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 사용의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직접적인 탄소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치투는 태양력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적용되는 장주기 ESS를 개발한다. 단주기 전지의 대표격인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더 오랜 시간 전기를 공급할 수 있고, 화학적 특징 때문에 화재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흐름전지 중에도 상업성이 높은 바나듐 소재의 전지(바나듐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VRFB)가 주목받고 있는데, 에이치투는 이 VRFB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기업이다.
한 대표는 “에이치투는 VRFB로 지어지는 발전소 중 미국 최대 규모인 캘리포니아 20㎿ 규모 발전소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며 “전세계 장주기, 대용량 ESS 업체 중 미국 내 1위 위상을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캘리포니아 발전소는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첫 삽을 뜨고, 오는 2024년 상업 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세계적 추세로 인해 VRFB 등 장주기 ESS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한 대표는 전망했다.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에너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전기가 넘친다고 해서 바람을 멈출 수 없고, 당장 전기가 부족하다고 햇볕이 내리쬐게 할 수 없는 원리다. 기상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을 땐 화석 연료를 통해 수요를 충당해야 하는 셈인데,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LNG 발전의 비중도 높여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 대표는 “생산된 재생에너지가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이를 저장해둘 대규모, 장주기 ESS가 탄소 중립 시대에는 필수적”이라며 “VRFB만 떼어 놓고 보수적으로 추정해봐도, 2023년 기준 시장 규모가 14조원에 달한다. 2030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만 수십조원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내년 전남 지역에서 8.2GW 규모 세계 최대 풍력발전 단지가 착공할 예정이라 장주기 ESS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ESS 사업자에게 전기는 최종 결과물인 동시에 재료이기도 하다. 100만큼의 전기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전기량을 200에서 150으로 줄여낸다면,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될 전기는 그대로이지만 실제 전기 사용량은 줄어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탄소 배출을 줄여낼 수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대용량 ESS는 전기 사용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화석연료 발전소나 원전을 추가로 지을 이유도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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