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민간인 집단희생’ 1600명 이상 추정

신안 8개섬 희생 관련 357건 진실규명 신청

1952년부터 1955년까지 전남 신안군 임자면에서 마을별 출장조사를 통해 적대세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희생자를 적은 명부로, 희생자 992명이 등재돼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1952년부터 1955년까지 전남 신안군 임자면에서 마을별 출장조사를 통해 적대세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희생자를 적은 명부로, 희생자 992명이 등재돼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전날 열린 제31차 회의에서 ‘전남 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의결했다. 진실화해위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서 진실규명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다수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 지역에서는 1948~1951년 군경과 적대세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이 다수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다.

신안군에서 발생한 국민보도연맹 사건, 적대세력사건, 부역혐의 사건 등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의 희생규모는 사전조사에서 추정된 것만 1600명 이상이다.

특히 당시 1만여명이 거주했던 신안군 임자면의 경우, 한국전쟁 발발 전후 희생자 수가 1955년 ‘순사자 명부’에 등재된 992명을 포함해 1300여 명에 달한다.

현재 진실화해위에는 이달 11일 기준 지도, 임자도, 자은도 등 신안군 내 8개 섬에서 일어난 민간인 희생사건과 관련해 357건의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돼 있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이달 4일 신안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진실규명 조사와 증언채록사업, 예산·인력 지원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진실화해위는 “한 지역에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났고, 인구 대비 피해 규모가 상당히 컸으며, 좌우에 의한 피해로 진실규명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직권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진실규명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직권조사를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희생 경위, 희생 규모 등 사건의 진실을 밝혀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역사회 내의 갈등과 모순을 극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중대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결정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진실규명을 통해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화해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