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통해 플랫폼 서비스의 수수료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혁신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섣부른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 정부 인수위 역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며 플랫폼 업계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플랫폼 수수료’라는 사안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최근 플랫폼의 수익모델과 생태계를 연구하면서 플랫폼을 둘러싼 많은 갈등이 불확실한 용어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플랫폼 수수료’라는 표현이다. 수수료는 중개의 대가를 의미하지만, 통상적으로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들이 중간에서 과다한 비용을 받아내는 용도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이용자들은 불필요하고 비싼 비용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플랫폼 생태계에서 중개는 ‘연결의 기술’을 토대로 이뤄진다. ‘연결의 기술’은 플랫폼이 생태계를 구축하고 연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투자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고, 그 품질에 따라 서비스의 성패가 갈린다.

‘연결의 기술’의 중요성은 공공앱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모두의 주차장과 서울주차앱은 모두 운전자와 주차장을 중개하는 서비스인데, 다운로드 수는 모두의 주차장이 10배 이상 크다. 모두의 주차장은 주변 주차장 정보뿐만 주차장 운영 정보 및 비용 정보를 제공하며, 내비게이션 기능, 앱 내 결제 기능까지 탑재해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끝까지 연결해주고 있다. 겉으로는 단순 중개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연결’과 ‘사용자 경험’을 위해 연결 과정을 디자인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이다.

서비스 간 경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카드와 간편결제가 대표적이다. 카드 결제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온라인 상거래에서 매우 불편한 서비스였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결제 중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도구가 필요했고,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구매자들에게 카드, 현금, 후불결제 등의 결제방법을 제공하고, 판매자들에게는 주문, 배송, 회원 관리, 정산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 특히 자원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카드사와 간편결제 플랫폼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서비스로 묶이면서 ‘카드 수수료 이슈’에 함께 비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제 중개만 하는 카드사와 구매자, 판매자들에게 각각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편결제의 수익모델을 똑같이 ‘수수료’로 부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제는 이러한 플랫폼의 수익모델을 수수료가 아닌 ‘플랫폼 사용료’로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수수료라는 표현으로 인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을 간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플랫폼의 가치를 폄하하게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서비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그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혁신이 지속가능할 수 있다. ‘플랫폼 사용료’라는 새로운 렌즈가 필요한 이유이다.

김주희 국민대학교 혁신기업연구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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