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거장 렘 콜하스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교수

금기 뛰어넘는 사고·이론으로 현대 건축 새로운 흐름 만들어 국내 건축학도들 최고 롤모델

디자인의 상호작용 주제로 강연 “패션·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 융합 이념-실용 조합 통한 지성 창출”

디지털 기술 접목 통한 시너지 강조 자유 훼손 가능성엔 주의 당부

“좋은 디자이너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 자체를 그대로 반영해줘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좋은 디자인의 역할이다.”

더 이상의 수식이 필요없는 건축계의 거장 렘 콜하스(70ㆍRem Koolhaaas)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현대 도시건축 설계 뿐 아니라 건축이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건축가 콜하스는 26일 막을 올린 ‘2014헤럴드디자인포럼’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섰다. 그는 199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 건축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도시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이슈들을 연구하고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2000) 등 수많은 국제 건축상을 휩쓸었던 그는 올해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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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헤럴드디자인 포럼_동대문 DDP_렘 콜할스 강연./ 안훈 기자 rosedale@ 2014.11.26 26일 헤럴드디자인 포럼_동대문 DDP_렘 콜할스 강연./ 안훈 기자 rosedale@ 2014.11.26 건축계의 거장 렘 콜하스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교수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헤럴드디자인포럼 첫 강연에서 ‘디자인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디자인포럼 첫 강연에서 콜하스는 디자인이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콜하스는 직접 노트북을 이용해 프리젠테이션 페이지를 넘겨가며 패션, 정치, 경제 등 그야말로 모든 분야와 융합되고 있는 ‘디자인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 디자인으로 국내 건축학도들에게도 최고의 롤 모델인 한 콜하스는 금기를 뛰어넘는 사고와 이론을 통해 현대 건축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는 건축가다운 강연이었다.

콜하스가 말하는 디자인은 그야말로 가능성이 무한한 세계였다. 그는 “오늘날 건축은 순수한 건축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과 점차 접목이 되고 있다.”면서 “디자인이란 단순하고 직접적일 수도, 반면에 복잡할수도 있다. 정치적이고 경제적일 수도 있고, 한없이 가벼울수도 있으며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며 과거의 지능을 끄집어 내 회복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연합도 하나의 색깔이 아니라, 여러가지 색깔로 표현되면 어떨까”라고 흥미로운 제안을 한 뒤 “EU 깃발이 계속 여러가지 색깔이 혼재된 채로 진화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매력적일 것”이란 흥미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다.

콜하스는 강연 중 ‘EU의 에너지 슈퍼그리드’설계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의 각 지역의 기후 여건에 따라 바이오매스, 풍력, 지열, 태양열 등으로 나눠서 서로간에 연중 내내 보완해주는 그런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이 2050년이 되면 북아프리카까지 포함할 거대한 프로젝트라고 전한 콜하스는 “물론 이것은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사고방식”이라면서 “이념과 실용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게 디자인이다. 이 두가지를 조합함으로써 진정한 지성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자인과 디지털의 융합’을 이야기했다. 그는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과 디자인이 점차 접목되며 시너지를 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디지털이 거대한 감시의 시스템이 돼 자유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70세라는 나이에도 디자인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높은 건축가 렘 콜하스는 “디자인이 진정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강연을 마쳤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