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지난해 세계 TCU 시장 1위…10%포인트 이상 점유율↑

철수한 스마트폰 사업 당시 축적된 5G 등 통신 기술 특허 영향

자율주행 등 기술 발전으로 TCU 시장 더욱 확대될 전망

“사업 접은 휴대폰이 효자 될 줄이야” LG전자 남몰래 웃는 이유는? [비즈360]
LG전자 텔레매틱스 기술 관련 이미지[LG전자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차량용 통신 장비(TCU·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 시장에서 독일 콘티넨탈을 밀어내고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스마트폰 사업이 철수하긴 했으나, 해당 사업이 그간 쌓아온 5G 기술력 덕분에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통신 장비 기반 ‘전장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CU 시장 1위는 점유율 35.2%를 차지한 LG전자로 나타났다. 2020년에 18.4%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10%포인트 이상 지배력을 확대한 것이다. LG전자는 미국, 중국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과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유럽을 제외한 세계 주요 지역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사업 접은 휴대폰이 효자 될 줄이야” LG전자 남몰래 웃는 이유는? [비즈360]

2위는 2020년 당시 20.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던 콘티넨탈이다. 콘티넨탈은 독일,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시장을 장악했지만, LG전자의 성장세를 따라잡진 못했다. 고급차 시장에 집중한 삼성전자 하만은 점유율 12.7%로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일본 파나소닉과 덴소가 각각 4%, 3.8%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텔레매틱스란 ‘통신’과 ‘정보과학’의 합성어로,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시켜주는 차량 정보 통신 장치를 뜻한다. 자동차는 이동통신망, 위성 확인 시스템(GPS), 위치 기반 서비스(LBS)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텔레매틱스의 역할이다.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 관련 특허자산이 LG전자의 시장 점유율 1위에 한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31일 26년 역사를 지닌 휴대전화사업을 완전히 종료했는데, 그동안의 기술력 개발을 통해 4G·5G 관련 통신 특허자산만 약 2만4000개를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독일 특허정보 분석업체 ‘아이플리틱스’(IPlytics)에 따르면 전 세계 5G 표준특허 승인 순위에서 LG전자는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들이 주요 국가별 담당기관이나 표준화 기구에 특허 보유 여부를 신고하는 것을 ‘특허선언’이라고 하는데, 특허선언 이후 각 기구에서 이를 인정해 실제로 등록을 하면 ‘특허 승인’이 난다. LG전자는 중국의 화웨이(15.93%)에 이어 10.79%의 점유율로 글로벌 2위 수준 5G 표준특허 승인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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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텔레매틱스 기술 관련 이미지[LG전자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선 이같이 LG전자가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해온 통신 특허와 그밖의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전장사업이나 차량용 커넥티드 핵심기술에서 영향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월 말엔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차세대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부품을 수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율주행차의 필수 구성요소인 5G-V2X 등도 이 수주 계약에 포함됐다. V2X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보행자, 차량과 인프라 등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더욱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뜻한다.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 이상을 목표로, 빠른 차량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TCU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 반도체 공급망 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출하량 기준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통신 서비스와 연결된 커넥티드카, 디지털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증가한 까닭이다.

이 같은 시장 성장 기조 속에 지난해 LG전자, 콘티넨탈, 하만 등 3사의 점유율 합계는 73.2%에 달했다. 올해는 많은 차량에 5G가 새롭게 탑재되고 자율주행 차량의 보급률도 증가하면서 시장이 한층 성장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0년~2025년 전세계 TCU 출하량은 연평균 15%씩 성장해 7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힛 샤르마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자동차의 자율성이 증대됨에 따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센서에 의해 만들어지는 데이터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라며 “5G의 경우 데이터 속도는 30배 빨라지며 지연 속도는 10배 줄어들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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