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긴급요구안 발표
“간호사부터 요양보호사까지 ‘번아웃’”
“2년 동안 인력부족 해결 안 돼”
“장시간 노동·열악한 처우에 지쳤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2년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환자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키는 의료진 희생이 도대체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합니까?”
“계속되는 직원감염으로 인력이 부족해서 24시간 근무하고 하루 쉬고, 4일 주기로 집으로 퇴근합니다. 요양노동자는 몸이 아파도 쉴 수가 없고, 동료가 더 힘들어질까 봐 일을 중단할 수 가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방에 서있는 의료진의 한탄이 쏟아졌다.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음에도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의료진은 현장을 뛰쳐나와 마이크를 들었다.
24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건의료 및 돌봄분야 현장실태’를 폭로했다.
간담회에서는 병원노동자, 간병노동자,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은 의료진 확진 증가로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들은 확진자 증가로 인한 인력부족으로 하루 16시간을 일한다”며 “간병노동자들은 코로나19 전파의 책임이 떠넘겨져 간병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요양시설의 경우 재정난으로 인해 미지급하는 사례도 있으며 장애인활동지원사의 경우에는 여전히 불안한 고용으로 인해 소득이 감소되어 생계 위협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구체적으로 현장 사례를 제시했다. 먼저 병원노동자들은 ▷정부의 의료진 격리기간으로 인한 병원 처우 열악 ▷재택치료를 담당하는 노동자 대책 미흡 ▷ 업무 부담 증가 ▷감염병동 인력 부족을 주장했다.
간담회에서는 “서울 소재의 한 병원에서는 한 병동의 간호사 80%가 감염돼 인력이 부족하자 병원 문 닫으면 월급을 어떻게 주냐면서 병동을 닫지 않고, 간호사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지 말라고 했다”는 실제 사례가 이어졌다.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는 요양시설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서울시립요양원에 근무하고 있는 한 발언자는 “서울의 한 시립요양원에서는 입소자 300명중에서 200명이, 요양보호사는 130명중 90명이 확진된 사례도 있었다”며 “119에 실려 간 어르신이 병원이 없어서 몇 시간 만에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고 열악한 의료현실을 토로했다.
이어 “정부는 요양노동자의 안전대책이나 입소자의 돌봄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책마련에 소홀하다”며 “격리기간을 보장해주지 않고 개인연차 사용을 강요하거나 방역물품이 부족해서 1회용을 재사용하는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덧붙였다.
시간제로 근무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의 처우 문제도 지적됐다. 간담회에서 발언을 한 활동지원사는 “활동지원사에게 코로나가 재난인 것은 감염병에 노출되는 것 만이 아니라, 소득감소로 인한 생계에 대한 위험이 함께 도사리고 있다”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99.9% 민간에 위탁돼 운영되는 한 이러한 상황은 되풀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끝으로 코로나19 대응·의료진 활동 개선을 요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정부가 민간병상 확보에 나서야 한다면서 “열이 조금이라도 나면 민간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하지 않아 3~4시간 병원을 수소문하다 결국 공공병원으로 찾아가게 되는 일들이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료진 격리기간 단축관련 세부지침·인력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bin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