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히 논쟁 종결 필요”…기존과 다른 입장
특검 언급·도입, 손해 크지 않다는 판단인 듯
실제 도입은 미지수…“필요했다면 진작에”
도입 결정해도 후보추천까지 난항 불가피
특겁 출범하더라도 의혹 해소는 어려울 듯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돌연 대장동 의혹 사건 특검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대선 이후 특검에 부정적이던 기존 입장을 뒤집으면서 상설 특검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수사가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달 22일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을 구속기소한 뒤 한 달 넘게 후속 처분이 없는 상태다. 이달 9일 대선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잔여 의혹 관련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조사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 29일 구성된 전담수사팀은 본격 수사 착수 반년이 다 돼 간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 박 장관의 언급은 파장을 일으켰다. 박 장관이 취재진에게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이나 개별 특검으로 조속히 이 논쟁을 종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 상설특검법상 박 장관이 특검을 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대장동 사건에 특검을 도입하는 것을 두고서 반대하고 소극적이었던 것과 비교해 완전히 다른 입장을 보이며 향후 수사에 새로운 여지를 남겼다.
법조계에서는 여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데 따른 발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을 어떻게든 매듭은 지어야 하는데 어차피 수사가 차기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 검찰이 키를 쥐는 것보단 특검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봤을 수 있다”면서도 “이것도 현재로선 여론 살피기 차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에서는 실제로 특검을 도입하려는 의도보다는 올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 등 정치적 상황을 의식한 차원의 발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정말로 특검이 필요하다고 봤다면 이미 진작에 상설특검법으로 발동했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비롯한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본다”고 했다.
상설특검법인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장관의 판단으로도 특검이 가능하다. 하지만 특검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꾸려지는 후보추천위원회 7인 중 국회에서 추천한 4명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여야의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 등으로 꼬인 여야 대치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논의를 진전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유일하게 상설특검법에 따라 출범했던 ‘세월호 특검’의 경우 특검후보추천위 구성에만 6개월이 걸렸다.
다만 법률상 법무부 장관이 특검을 발동할 경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는데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것도 아닌 데다, 현재까지 수사 상황상 김오수 현 검찰총장이 반대 의견을 내기도 어려워 이 부분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특검이 출범한다고 해도 의혹을 명쾌하게 밝히기엔 이미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 수사를 제대로 하려 했다면 지난해 대장동 사건 관련 각종 의혹이 불거진 직후 논의를 시작, 같은 해 10월이나 11월에는 시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 장관이 갑자기 바뀐 입장을 내놓으며 수사팀에 일종의 불신임을 표시한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장관은 지난해 11월에는 “특검 도입은 법무부 장관이 지휘 감독을 하는 수사팀의 수사 결과를 부인, 부정하는 형국이 되니 장관이 ‘특검이 도입돼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일선의 한 검사는 “검찰 수사를 못 믿어서 하는 게 특검인데, 법무부 장관이 도입 의견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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