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만 제한

집무실 포함 여부 따라 ‘광의설’ ‘협의설’ 갈려

경찰 “학설·판례·해외 사례 분석 후 검토할것”

경찰청. [헤럴드경제DB]
경찰청.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집회·시위를 관리해야 하는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인근도 대통령 관저처럼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핵심이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적용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행 집시법 제11조는 대통령 관저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 집무실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이 가운데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은 국방부 청사로, 관저는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경찰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집무실과 관저 사이 약 3㎞ 구간은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많은 녹사평역~이태원역 일대를 끼고 있다. 지난해 핼러윈 데이 당일에만 8만명이 몰린 지역인 만큼, 집회·시위 제한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시각은 집무실을 관저 공간으로 포함시켜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광의설’과 관저와 집무실은 별개라는 ‘협의설’로 나뉘어 있다.

법원이 2017년 청년참여연대가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한 판례에서 광의설의 내용을 일부 살펴볼 수 있다.

당시 청년참여연대는 집회·시위 제한이 가능한 대통령 관저의 경계지점은 ‘청와대 외곽담장’이 아니라, 관저를 집무실 등 업무시설과 구분하고 있는 담장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대통령 관저는 물론 대통령 집무실, 비서관 업무시설 등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공용시설물”이라며 “이들 시설을 둘러싼 청와대 외곽담장은 그 경계를 구분하는 시설물이자 대통령 경호시설의 기능도 한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시각을 따를 경우 집무실 인근 100m 이내에도 집회·시위 제한이 가능하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사이 출퇴근길을 어떻게 봐야할 지도 문제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소속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공원 지역에서 시위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학설, 판례, 해외 사례·입법례를 분석해 보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집무실 이전에 따른 실무 준비를 맡게 되는 서울경찰청은 전날 최관호 청장 주재 화상회의를 열고 경비, 교통 등 기능별로 계획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집회·시위 관리 역량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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