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임금협상 요구 강력비판
“발목 잡지 말라, 귀족노조 될라”
비판발언마다 박수갈채 쏟아져
“나는 노조가 정말 싫어요.”(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등장한 한 주주의 팻말)
오는 18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하 노조)의 첫 임금협상 만남을 앞두고,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계속된 주가 하락에도 노조는 임금 인상에만 목소리를 높여 이기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등장한 주주들은 노조의 임금협상 요구안을 강하게 질타하며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지 말라, 선을 넘지 말라” 등의 의견을 내놨다. 노조 관련 비판 발언이 끝날 때마다 장내에선 박수갈채가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에 걸쳐 2021년도 임금 협상을 진행하면서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과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가 교섭이 결렬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두 차례 노동쟁의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결국 삼성전자 측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노조는 경 사장과 첫 만남을 통해 급여체계 공개와 휴식권 요구, 성과급 재원 기준 변경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주총에 참석한 한 여성 주주는 “노조에 대해 얘기를 안 할 수 없다”며 “고(故)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은 ‘무노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 자산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에 주식으로 있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 지금 노조는 무리한 요구와 생떼를 부리고 있다”며 “애플은 시가총액 2800조원을 넘어섰는데 삼성전자가 500조원이 안 되는 상황에서, 회사가 노조에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여성 주주 역시 노조가 ‘귀족노조’로 변질될까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귀족노조에 반감이 있다”며 “경 사장과 노조 임원들이 만나는데, 주주가치 제고를 어느 정도 고려할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장을 찾은 다른 주주들 역시 공통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에서 온 50대 한 남성 주주는 “주식 소각 요구는 못할 망정, 노조가 주주에 대한 고려도 없이 자신들의 임금을 높이려고 하니 분통이 안 나는 주주가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주는 주총장 앞에 있는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나는 노조가 정말 싫어요’라는 팻말 들고 항의성 시위를 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전날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1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주주들을 달랬다. 수원=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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