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외환 시장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항공·철강사들은 물론 에너지·화학, 반도체 기업들도 원자재가격 상승과 더불어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8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3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돌파한 것은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125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유 수입이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당장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크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환율이 10원 오르면 490억원의 외화평가손실, 재무제표상 현금 흐름 측면에서 190억원의 손실을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184.41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상승했다. 연료비를 달러로 결제하는 것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은 더 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화물 영업으로 부진을 상쇄하는 대형항공사(FSC)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적자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내수 위주인 액화석유가스(LPG)업계는 환율이 오르면 국내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PG는 매월 국제 LPG 가격을 토대로 국내 공급가격을 책정하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와 달리 장기계약을 맺지 않는 터라 유가와 환율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LPG의 E1과 SK가스는 앞서 지난 1일 국내 LPG 공급가격을 일괄적으로 ㎏당 60원씩 인상했다.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소비자 부담도 늘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학업계는 환헤지 등을 통해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받는 만큼 고환율로 인한 위험성은 줄이기 위해서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철강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안정세를 유지하다 올 들어서만 24.0%가 올랐다. 고로 공정에 사용되는 전력용 연료탄은 같은 기간 72.6% 급등했다. 조선 후판, 자동차 강판을 비롯해 건자재 가격 인상까지 영향을 미쳐 산업 전반의 부담을 가중시킬 여지가 크다.
반도체 업계 역시 환율 상승으로 고가의 반도체 장비 수입 등에 영향을 받는다. 반도체는 수출업종이지만 장비나 원료 수입 업종이기도 하다. 환율이 오르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장비 수입시 수입 가격이 오르고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원료 수입시에도 달러화 결제를 해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
문영규·김지윤·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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