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속았습니다” 청와대 청원글까지 등장…무슨 일?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울트라’(왼쪽)와 ‘갤럭시S22+’(오른쪽).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갤럭시노트10에서도 멀쩡했는데 이제 막 구입한 갤럭시S22 울트라가 버벅거리다니 말이 됩니까.”(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이용자 A씨)

“150만원에 주문한 갤럭시S22 울트라를 이달 말 받기로 했는데 제대로 된 해결책 안 나오면 취소하고 아이폰으로 갑니다.”(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이용자 B씨)

“정부가 빠르게 확인하고 조정해줘야 합니다. 국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행동하겠습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인 C씨)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를 둘러싼 성능 논란이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졌다.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앱 때문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청와대에 해결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에 속았습니다” 청와대 청원글까지 등장…무슨 일?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관련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삼성전자가 GOS 기능 설정으로 기기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막아뒀다”며 “구매 당시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은 허위 광고라고 생각하며 사용자에게 불편을 준 부분은 분명 해결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논란이 된 GOS 앱은 스마트폰의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탑재됐다. 특히 게임과 같은 앱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CPU와 GPU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식이다. 일종의 안전장치다.

발열을 잡아주지만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속도가 느려지고 화면이 끊기는 등 버벅거려 사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삼성에 속았습니다” 청와대 청원글까지 등장…무슨 일?
갤럭시 스마트폰의 GOS 관련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3일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삼성멤버스 캡처]

이 기능은 과거 안드로이드11 버전에도 탑재됐으나 사용자들이 우회해 GOS를 꺼둘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새 버전(안드로이드 12)부터는 우회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차단해 사실상 강제했다. 사용자들은 “포르셰에 100㎞/h 속도 제한을 강제하는 것과 같은 격”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날 개설된 네이버카페 ‘갤럭시 GOS 집단 소송준비방’은 이틀도 안 돼 800여명이 가입해 각자의 불편사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집단행동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는 자신을 네이버카페 운영자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국민이 모여서 집단소송을 거는 것보다 국가를 거쳐 잘못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이렇게 민원을 드린다. 국민을 위한 해답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도 리콜 또는 환불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용자들은 “유튜브 보고 카카오톡할 때도 뚝뚝 끊긴다” “최고 성능으로 홍보해놓고 이건 사기”라며 비난글이 폭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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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가 GOS 관련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답변이라며 올린 글. [삼성멤버스 캡처]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삼성전자는 4일 삼성멤버스 등에 게재한 공지문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게임런처 앱 내 ‘게임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앞으로는 사용자들이 GOS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이상 과열에 따른 기능 차단 등의 안전장치는 작동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