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10시’ 현장 가보니

“별로 차이 없어, 여전히 힘들다

확진자 치료도 재택도 바뀌는데

왜 영업시간 제한하는지 모르겠다”

‘풀자 vs 아직’ 시민의견은 엇갈려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위치한 한 라이브카페 안에서 카페 주인이 텅빈 공연장을 쳐다보고 있다. 김빛나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위치한 한 라이브카페 안에서 카페 주인이 텅빈 공연장을 쳐다보고 있다. 김빛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못 오나’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아무런 변화 없습니다.” 지난 21일 오후 8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의 한 주점. 업주 김태수(39) 씨는 텅빈 가게를 청소하고 있었다. 지난 주말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오후 10시로 1시간 완화됐지만, 김씨 가게 매출은 그대로였다. 김씨는 “(밤)12시까지는 영업해야 매출 변화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 가게 인근에 있는 족발집은 사정이 그나마 나았다. 바쁘게 움직이던 아르바이트생 김민주(22) 씨는 “저녁 시간대에만 손님이 몰리고 배달 주문이 쏟아져 이 시간에 바짝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10시’가 적용된 첫 평일 저녁, 젊은층이 많은 서울 신촌·홍대 일대에 있는 가게들의 사정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많았다. 자영업자들은 저녁 시간인 오후 7~8시에 ‘반짝’ 분주할 뿐, 나머지 시간은 손님이 없는 매장을 지켜야 했다. 이마저도 누리기 어려운 주점은 장기간의 매출 감소로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요구하는 일부 자영업자는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실제 번화가에 있는 음식점들은 저녁 시간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배달과 홀 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홍대거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매장 손님은 물론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에서 다 주문을 받는다”며 “여기가 점심 먹으러 오는 곳도 아닌 데다, (오후)9시면 주문이 끊긴다”고 말했다.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주문을 받다 보니 스트레스는 더 심해졌다. 인터뷰 도중 배달 주문 손님에게 항의 전화를 받은 김씨는 한숨을 쉬며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다.

‘저녁 특수’조차 없는 매장은 울상이었다. 신촌 지역에서 라이브카페 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허정화(66) 씨의 이달 수입은 같은 날 기준 ‘0원’이었다.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로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잠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듯 했으나, 오미크론 확산세가 커지면서 가게가 몇 달째 공연이 줄었기 때문이다. 허씨는 “오미크론의 치사율이 낮다며 치료도 재택도 바뀌는데 왜 영업시간을 제한하는지 모르겠다”며 “단순히 (오후)10시로 영업시간을 늦추는 것 말고, 방역체제에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자영업 단체는 촛불을 들고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오후 9시30분부터 14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마포구 홍대입구역 8번 출구 부근에서 촛불 문화행사를 진행했다. 홍대거리 일대 일부 가게에서는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가게 불을 밝히는 점등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 참여한 김정동(58) 씨는 “자영업자라면 당연히 점등시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주점을 운영하고 있어 밤 12시까지는 운영해야 손님이 온다. 현재까지 방역 지원금 100만원 이외에 별다른 지원도 못 받아서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촛불 문화행사에서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마다 피해 정도가 다른데 전체에게 300만원씩 준다는 결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민씨는 영업시간 제한 완화에 대해서는 “자영업자를 우롱하는 정책이다. ‘K방역’으로 영업하게 해준다더니 방역도 안 되고 자영업자 희생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방역수칙에 대한 시민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자영업자 시위를 지켜보던 김지수(25) 씨는 “이제는 방역수칙이 있어도 놀러다니는 사람은 코로나 이전처럼 돌아다니는 것 같다”며 “자영업자 분들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많이 힘드실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신지윤(24) 씨는 “아직 매일 확진자가 10만명씩 나오고 있고 주변 친구들도 많이 걸린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늘어나는 건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