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동산정보광장, 1월 아파트 거래량 537건
2월 말까지 신고 기간 고려해도 적은 숫자
강북구 한 공인 “사겠다는 전화도, 팔겠다는 전화도 없다”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서울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 규제 등이 주된 원인이다. 또 내달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수요자들마저도 관망세를 띄는 탓에 선거 때까지 유례없는 거래절벽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까지 537건이다. 지난해 1월 5795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92% 줄어든 수치다. 1월 거래 신고 기간이 2월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 추세대로라면 1000건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4000여건에 머물던 것이 9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9월 2705건에서 10월 2205건, 11월 1371건으로 급감했고 12월 1117건에 그치며 1100건을 하회했다. 이는 역대 서울 아파트 최저 거래량을 기록한 2008년 11월 금융위기 직후인 1163건 보다 적은 숫자다.
감소세가 지속되며 연간 매매량도 전년 8만1198건의 절반 수준인 4만여건으로 줄어들었다. 2012년 4만1079건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4곳은 이날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10건에도 못 미쳤다. 용산구 4건, 도봉구 7건, 중구와 서대문구 8건 수준이다.
역대급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집값이 이제 오를 곳이 없다는 인식과, 현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 탓에 실수요자조차도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는 점 등이 가장 큰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동향은 87주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하며 -0.01%를 기록했다. 이 말은 곧 86주 동안 꾸준히 오르기만 해 왔다는 것이다. 86주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7.7% 상승했고, 전국 아파트값은 18.97% 올랐다.
거래량 절벽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북구 미아동 한 공인 대표는 “사겠다는 전화도 팔겠다는 전화도 없다”며 “얼마 전까지 매수에 관심을 보이던 손님도 집값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좀만 더 기다려 보겠다고 한다. 급급매물이 있으면 혹시 전화 달라고 한다”고 했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가격의 선행지표로, 거래량이 증가하면 집값이 상승하고, 반대로 감소하면 집값이 하락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내년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까지 마친 뒤 규제완화를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이 포함된 만큼, 향후 부동산 규제 완화의 정도에 따라 거래량과 집값이 정비례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현 (유력)대선주자들의 양도세 완화 공약이 그대로 이행되어도 갑자기 거래가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취득세에 큰 폭의 세제혜택을 주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거래 절벽현상은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