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한국은 정치 유튜버들의 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정치 유튜브 채널들간의 경쟁이 전세계 유례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과열 양상이다. 그야말로 ‘요란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통령 선거 특수를 노리고, 구독자·조회수 확대에 경쟁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차트까지 휩쓸고 있다. 2021년 한 해 가장 많은 슈퍼챗(후원금)을 받은 전 세계 유튜브 채널 랭킹 상위권에 국내 유튜버들의 채널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해외에서도 놀랄 정도다. 각종 실시간 방송을 통해 선거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유튜브 데이터 집계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뉴스·정치’ 카테고리에서 ‘연간 슈퍼챗을 가장 많이 받은 채널 글로벌 톱10’ 중 한국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은 무려 5개에 달했다.
슈퍼챗은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에게 시청자가 직접 보내는 후원금이다. 영상 조회수 등에 따라 받는 광고 수익과는 별개다. 시청자는 최소 1000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 전송할 수 있다.
‘뉴스·정치’ 카테고리에서 슈퍼챗 랭킹 1위에 오른 채널은 총 1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정치평론 채널 ‘유재일’이었다. 작년 한 해 2만개의 슈퍼챗을 받아 4억726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4위는 53만명이 구독 중인 ‘시사타파TV’로, 지난해 슈퍼챗으로 2억921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밖에 5위 ‘이큐채널’이 1억8540만원, 6위 ‘열린공감TV’가 1억8360만원, 10위 ‘신튜브 신혜식’이 1억5520만원을 벌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정치 유튜브 채널이 슈퍼챗 랭킹 톱10의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미국 채널 4개, 대만 채널 1개가 나머지를 나눠 가졌다. 범위를 톱20으로 넓혀도 한국 유튜브 채널이 9개에 달할 만큼 국내 정치 유튜브에 대한 구독자들의 충성도가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는 ‘뉴스·정치’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분류됐는데 작년 한 해 슈퍼챗 수익은 6억4770만원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채널들은 대부분 콘텐츠 앞뒤와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나머지는 협찬이나 후원금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라이브 방송 중에 구독자들이 ‘쏘는’ 실시간 후원금 수익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최근 발표한 ‘1인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방송을 하는 이들의 수익에서 후원금 비중은 2019년 8.3%에 불과했지만 2020년 들어 15.3%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정치 유튜브 채널들은 구독자 수 대비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가 높지 않지만 최근 대선 후보들을 따라다니며 주요 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거나 각종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골수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 후원금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골수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독한 말’을 쏟아내거나 특정인의 신변잡기식 의혹 캐기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