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A330-300’ 중대형기 3대 도입
에어프레미아 2024년 중대형기 10대 확보
통합 항공사 출범 전 중장거리 대응력 키워
운송 노하우·서비스 거점 확보 등은 과제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여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중대형기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승인 조건으로 ‘운수권 배분’ 카드를 꺼내든 만큼, 발 빠르게 비행기를 확대해 신규 중장거리 노선을 배분받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항공 시장이 최악의 상황이지만,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확장 계획을 밀어붙이는 이른바 ‘야수의 심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달 중대형기 ‘A330-300’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총 3대를 도입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A330-300을 우선 국내선 운항에 투입한 뒤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도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
그간 공정위의 운수권 배분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LCC들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외항사들만 이득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티웨이항공은 이에 대해 “항공기 도입 결정 후 인수까지 빠르면 1년 이내에 가능하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LCC 중 가장 늦게 취항을 시작한 에어프레미아도 중장거리 해외 노선을 적극 확대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 앞서 ‘B787-9’ 1호기를 도입했다. 올해 B787-9를 최대 4대까지 확보한 뒤 내년에는 7대, 내후년에는 10대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다.
B787-9는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 취항이 가능하며 미주 쪽으로는 LA,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뉴욕, 보스턴 등 동부까지도 취항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유럽 등지로 운수권이 배분된다면 발 빠르게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LCC 1위인 제주항공도 운수권과 슬롯 배정 기회가 생기면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합항공사 출범 예정 시점이 2024년인 만큼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LCC들은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높았던 김포공항발 국제선,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김포~일본 하네다 노선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노선들은 이른바 ‘알짜노선’으로 분류돼 취항이 본격화하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기재를 확대할 경우 재무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여객수는 320만9364명으로, 전년(1423만9222명) 대비 77.5%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038만5640명)과 비교하면 96.4% 급감한 수준이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올해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운송 경험이 없고, 물류·정비 등 서비스 거점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