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지 이어 플라스틱까지…‘그린 트라이앵글’ 구축하는 SK [비즈36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NS에 올린 ‘2022 CES’ SK전시관 사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그린’을 4대 핵심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SK그룹은 수소, 배터리에 이어 플라스틱 부문으로의 투자를 확장함으로써 친환경 부문의 트라이앵글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 내 수소 사업과 배터리 사업은 각각 SK E&S와 SK온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플라스틱 사업은 세계 최고 리사이클 기반 화학회사를 모토로 내세운 SK지오센트릭(구 SK종합화학)이 전면에 나선 상태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울산시에 신규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지난 10일 밝혔다. 두 회사는 울산에 아시아 최초의 재생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짓는다. 공장은 연내 착공하며,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한 재생 PP를 연 6만t 가량 생산하며, SK지오센트릭은 이 재생 PP를 국내 독점 판매하게 된다. PP는 자동차 내장재, 가전제품, 식품 포장 용기, 장난감, 생활용품 등에 다양한 색과 형태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소재로, 전체 플라스틱 수요의 25%를 차지한다. PP는 다른 소재와 첨가제를 섞어 사용하는 특성상 기존의 물리적 재활용 방법으로는 냄새, 색, 불순물 등 제거가 어려워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2020년 탄소 사업 기반 에틸렌 제품 시장이 호황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초의 나프타분해 공정인 NCC(Naphtha Cracking Center·제 1나프타분해공정) 공정의 상업가동을 중단하고 그린 중심 화학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수소·전지 이어 플라스틱까지…‘그린 트라이앵글’ 구축하는 SK [비즈360]
SK지오센트릭과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사 CES 2022 현장에서 울산에 폴리프로필렌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주요 조건합의서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그린 사업 기반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친환경 ‘도시유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원유에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사용 후 폐기돼 환경오염 만들고 있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도 뒤집어 생각하면 다시 원유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는 ‘도시의 유전’ 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현재도 국내외에서 일부 진행되고 있는 기계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의 한계를 극복하고,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체계의 완성을 위하여 폐플라스틱을 다시 화학의 원료로 재탄생 시키는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또 작년 1월 미 브라이트마크사와 열분해 기술 관련해 협력키로 하고, 그해 6월에는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사 지분투자를 통해 해중합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 2020년에는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이 함께 열분해유 불순물 저감 등을 위한 열분해유 후처리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더해 SK지오센트릭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력을 통해 지난해 12월 생분해 플라스틱인 PBAT(Polybuthylene Adipate-co-Terephthalate)를 출시했다. PBAT 구미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 3000t 규모다.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인 PBAT는 땅에 매립 시 6개월 내 자연 분해된다는 점에서 폐플라스틱 환경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24년까지는 PBAT를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6만톤 이상 확보해, 앞으로 늘어날 생분해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SK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SKC도 대상, LX인터내셔널과 함께 PBAT 사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 상태다. 각각 기술, 원료, 공급망에 강점이 있는 3사가 모여 합작사(가칭 에코밴스)를 설립한 것인데 이를 기점으로 국내 PBAT 산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2025년 두배 로 커질 썩는 플라스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도 SKC는 농협경제지주, 함양농협, 일신화학과 함께 농업용 생분해 멀칭필름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SKC가 PBAT 소재를 제공하고 일신화학이 이를 가공해 멀칭필름을 만들어 함양군 양파재배단지에 공급하고 있다. 기존 멀칭필름은 경작 후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생분해 멀칭필름은 회수 작업이 필요하지 않고 인력 문제에도 도움을 준다.

SKC는 다른 친환경 소재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플라스틱에 돌가루(석회석)를 홉합해 만드는 일반 라이멕스를 생분해 라이멕스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SKC는 지난 9월 일본 TBM와 합작사를 설립,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수소·전지 이어 플라스틱까지…‘그린 트라이앵글’ 구축하는 SK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