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 2013년 수준까지 ↓

월세는 5% 넘게 상승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격차가 커진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차이가 집값 하락의 신호탄 또는 전세 가격 상승의 예고편 어느 쪽으로 결론날지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이 가운데 아파트 월세지수는 2015년 조사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세입자의 눈물…집값 상승 멈추니 뜀박질하는 월세 [부동산360]
서울의 한 부동산 모습 [연합]

28일 KB부동산 월간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는 65.9로 조사됐다. 2017년 1월 75.6까지 상승하며 이후 아파트 가격 폭등을 예고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65.9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 및 전세 가격이 햐향 안정세를 기록했던 2013년과 같은 수치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는 12월 54.5로 더욱 낮았다. 지난해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전월세 2법 국회 통과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폭등했지만, 지난 5년간 2배 넘게 오른 아파트 매매 가격을 따라잡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전세 가격은 해당 주택의 사용가치를 반영한다고 알려졌다. 매매는 이 사용가치에 미래 투자가치를 더한 가격으로 이뤄진다.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차이가 커졌다는 것은 현제의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부에서는 집값 하향 안정론을 들고 나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2022년도 부동산시장안정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모든 시장지표가 안정되는 징후를 아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며 “내년도 이후 중장기적인 전망 수치도 집값의 추세적인 하락 국면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격차가 커진 매매가와 전세가 비율은 매매가의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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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상승 우려도 일축했다.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금리상승으로 전세 수요도 감소하고,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8월 계약갱신 청구권이 소진된 물량도 많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신규계약 가능한 (전세)주택이 많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세 가격 불안을 점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이례적으로 올 한해 5% 넘게 상승한 월세 가격은 향후 전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95.86㎡ 미만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 한 해동안 5.47%가 상승했다.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 가격 안정은 실제 입주 물량 증가와 연관이 크다”며 “내년에도 서울 등의 공급 확대는 한계가 있고, 또 임대차법 2년차 갱신 효과, 그리고 집주인에게 늘어난 세금 부담 등을 감안하면 상승 요인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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