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궁극의 친환경차' 넥쏘 충전 해보니

5분충전에 600㎞…셀프충전 “안돼”

양재스테이션에선 하루 60대 충전

5㎏ 충전에 5분…요금 4만4000원

서울엔 4곳 뿐, 확충 시간 걸릴듯

[이슈can영상] 난생 처음 ‘수소차 충전’을 해봤다
수소차는 수소가 새면 절대로 안 된다. 수소차 충전을 해주는 한 직원이 수소 충전 이후 누수탐지기로 수소가 새는 곳이 없는지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시너지영상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수소차는 물 이외에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친환경성에 더해 600㎞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 5분의 짧은 충전 시간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말그대로라면 지구 환경에 관한한 ‘철벽 지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수소차도 드물지만, 이런 수소차를 어떻게 충전하는지 아는 이는 드물다. 수소차 시대라고 언론들은 떠들고 있지만, 정작 수소차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내용은 별로 없다. 궁금했다. 수소차가 최고의 친환경차라면 기름 주유차와 뭐가 다르고, 또 주유와 달리 충전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직접 수소차를 몰고가 과연 충전은 어디서 하고, 어떻게 하는지, 또 직접 충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고자 현장에 가봤다. 현대자동차의 ‘넥쏘’는 국내에서 상용화된 유일한 수소 승용차다. 올해 1~11월 국내에서만 8206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5453대)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렇게 팔린다는 것은 조금씩 수소차의 위력이 고객들에게 알려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넥쏘를 타고, 서울 ‘양재그린카스테이션’을 방문했다. 양재그린카스테이션은 애초 현대차가 연구용으로 운영하던 수소충전 시설이었으나, 작년 말 서울에너지공사가 운영권을 넘겨받아 충전 용량을 하루 120㎏에서 300㎏으로 3배 가까이 증설, 새롭게 개장했다.

시간당 4~5대 수소 충전…아직 셀프충전 “안돼요”

양재그린카스테이션에는 수소충전설비 1기가 운영 중이었다. 이날 충전소에는 시간당 4~5대 정도의 넥쏘 차주들이 수소를 충전하기 위해 방문했다. 김진형 서울에너지공사 주임은 “개장 당시 하루 방문 고객이 30명도 안 됐지만, 최근 들어 평일에는 40~50명까지 늘었다”며 “주말은 하루 최대 충전 대수인 60대를 꽉 채운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소차 충전 체험 현장을 스케치하면서 충전 일을 하시는 분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몰랐던 것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셀프주유는 가능하지만, 셀프충전은 안전상 지금은 안된다고 하네요. 참, 수소충전소를 이용하려면 무턱대고 찾아가면 안된답니다. ‘하이케어(H2 care)’ 앱을 통한 사전예약이 필수랍니다. ▶▶▶▶▶

충전소 외관은 일반 주유소와 유사했다. 다만 땅 밑에 탱크를 묻어두고 주유차를 불러 탱크를 채우는 주유소와 달리 수소충전소는 별도 건물 안에 수소탱크를 보관하고, 저장탱크(튜브트레일러) 자체를 통째로 교체했다. 부생수소가 많이 나는 당진, 안산 등에서 수소 저장탱크를 가져온 뒤 내부 시설과 연결하는 식이다. 수소는 압축기에서 압축 과정을 거쳐 고압용 저장용기(870bar)와 중압용 저장용기(630bar)에 나눠 저장된 뒤, 냉각 및 충전된다. 김 주임은 “보통 100~200바(bar) 상태로 고객들이 충전소에 오게 되고, 처음엔 630bar 탱크로 충전을 하다가 동압이 되면 870bar 고압으로 자동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밖에서 수소충전을 시작하자 수소 밸브가 열리는 ‘딸깍’ 소리가 들렸다. 이어 압축기가 돌아가는 ‘삐익’하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건물 밖에 있는 냉각기(칠러)도 ‘윙’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냉각기는 수소가 차 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열교환 온도를 낮춰 화재를 방지해준다.

현재 양재그린카스테이션의 하루 충전능력은 300㎏이다. 하루에 넥쏘 60대(5㎏ 기준)를 충전할 수 있다. 가격은 ㎏당 8800원이다. 넥쏘의 연료탱크는 약 6㎏인데, 보통 수소가 남은 상태로 충전소에 오기 때문에 5㎏ 정도 들어갈 경우 4만4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충전시간은 5~7분 정도다.

[이슈can영상] 난생 처음 ‘수소차 충전’을 해봤다
평소 궁금했던 수소차 충전을 직접 체험하면서 찍은 사진. 서울 ‘양재그린카스테이션’에서 현대차 넥쏘의 수소 충전이 이뤄지고 있다(위 왼쪽). 수소 충전 후 수소가 새는지 정밀 점검하고 있다(위 가운데). 수소차 충전소의 내부 모습(위 오른쪽). 수소차 충전소 양재그린카스테이션 외관(아래 왼쪽). 수소차 충전소의 내부 모습(아래 오른쪽). [시너지영상팀]

서울에너지공사는 내년 봄까지 충전설비 1기를 확충할 계획이다. 저장탱크, 압축기, 주유기, 냉각기 모두 하나씩 더 들어선다. 손갑기 서울에너지공사 대리는 “내년 봄까지 충전설비 1기가 더 증설될 예정”이라며 “이미 예산 배정도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안전을 위해 셀프충전은 불가능했다. 충전소는 안전교육을 받은 숙련된 안전관리 직원이 고객이 방문하면 수소를 충전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때문에 ‘하이케어(H2 care)’ 앱을 통한 사전예약이 필수다.

향후 수소충전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는 양재, 상암, 여의도, 강동을 비롯해 내년 초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 새 수소충전소가 문을 연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직접 타본 넥쏘는 시동이 걸린 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긴 주행거리와 미래 지향적 디자인, 친환경성이 돋보이는 차였다.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된다면 시장이 주목하는 차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jiyun@heraldcorp.com

[영상=PD 유충민·윤병찬·이건욱/디자이너 허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