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비싼 저지방 우유, 정말 몸에도 더 좋을까”
다이어트와 사투를 벌이는 현대인에게 지방은 비만과 성인병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무지방,저지방 식품이 건강에 좋고, 다이어트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맞는 걸까? 먼저 우유를 보자. 최근 일반 우유보다 저지방 우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도 더 비싸다. 지방 함유량이 적어 몸에 더 좋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반 우유는 특별한 지방 제거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그래서 약 3.25%의 지방 성분이 함유돼 있다. 반면 저지방 우유는 약 1%, 무지방 우유는 0.5% 미만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우유에 비해 칼로리는 낮다.
정민유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우유속 포화 지방의 과다한 섭취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수치를 높이지만, 일반 우유의 권장량 섭취는 수치 증가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방을 줄인 저지방 우유나 일반우유나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일반 우유에는 저지방 우유보다 훨씬 많은 오메가3가 함유돼 있다. 오메가3은 심장, 뇌, 항암효과가 매우 높은 영양분이다. 이 같은 점에서 반드시 저지방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몸에 더 좋다고 보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교수는 “일반 우유에는 유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있어 동맥경화의 주범이라는 오해도 받는데, 오히려 당뇨병, 골다공증 예방과 면역력까지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채소나 과일에 뿌려먹는 ‘무지방 드레싱’에도 말 그대로 지방이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영양 섭취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지방이 전혀 없는 드레싱을 섭취하면 채소나 과일로부터 비타민 A, D, E, K 등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지방 드레싱보다 적당한 지방이 들어있는 올리브유나 식초, 허브를 곁들여 먹는 게 건강에 오히려 더 좋다고 조언한다.
정민유 박사는 “지방을 감소시킨 드레싱 자체보다는 다른 첨가물들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며 “일반 드레싱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무지방이나 저지방이 반드시 ‘건강에 좋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맞지 않다. 지방을 없애거나 뺀다고 무조건 다 좋은 게 아니라 각각의 영양소가 균형을 맞춰 공급되는 것이 가장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