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설계 용역 발주하고 재건축 사업 공식화
우여곡절 겪던 시범아파트 재건축 정상화 수순
매매시장 또한 기대감에 강세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1971년 준공돼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이 마침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달 중순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사업지로 선정한 서울시는 발 빠르게 관련 건축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재건축사업의 진행을 공식화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단지 현황조사 및 건축 기획설계 작성 용역’을 발주하고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용역 발주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뿐 아니라 강북구 미아 4-1구역, 중구 신당동 236 일대, 양천구 신정동 1152 일대 재개발사업 등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용역 발주를 통해 이 단지들에 대한 건축계획의 기본적인 구상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사업 규모 등을 따져 먼저 시작하는 곳부터 설계용역을 발주한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사업 시작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곳 외에도 11월에 선정된 다른 신속통합기획 선정지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재건축사업은 2017년 안전 진단을 통과한 이후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안전 진단 통과 이후 조합을 설립하는 등 재건축사업이 순조로운 듯했지만 2018년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이 여의도 통개발 구상을 발표하면서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다. 박 전 시장이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 마스터플랜인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하자 시장이 과열되며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당시 마스터플랜 계획을 발표하고 한 달여 만인 2018년 8월 사업이 전면 보류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마스터플랜 기대로 여의도 집값이 2억~3억원 급등하는 등 서울 부동산시장 전체가 들썩이자 국토부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영향이 컸다.
기약이 없던 재건축사업은 올해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취임하며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이 사업의 물꼬를 트고 있다.
매매시장 또한 최근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세다. 신고가 거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전용면적 79㎡가 20억1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달 전용면적 156㎡도 35억원에 거래되며 9월에 거래된 29억 5000만원, 30억원의 두 건보다 5억원가량 올라 새 주인을 만났다. 여의도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기대 효과로 최근 호가가 1억~2억원씩 뛰고 있다”며 “향후 발표될 재건축 용적률 등에 따라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했다.
조합 측은 사업 속도를 당길 수 있는 신속통합기획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재건축과 동일하지만 서울시 도시계획 결정기간이 종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고, 사업시행 인가 단계에서는 건축·교통·환경 통합 심의를 통해 소요기간이 종전 1년6개월에서 9개월로 줄어든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3일 이번 용역 발주에 포함된 ‘미아4-1’구역을 찾아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의지를 다시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