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 스토킹범의 복수…도끼 휘두르고 인분 투척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스토킹' 범죄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남성이 피해 여성과 부모, 심지어 경찰에게까지 보복을 일삼다 결국 실형을 살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A(49)씨는 지난해 30대 여성 B씨를 향해 일방적인 연모의 정을 품었다가 주거침입 등 죄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B씨와 부모, 사건 담당 경찰관 등에 대해 앙심을 키우게 된 A씨는 지난해 12월 9일 아침 충남지역 B씨 부모 집 앞에서 둔기를 꺼내 들고 욕설과 함께 "다 죽여버린다"고 소리치며 협박했다.

올해 2월에는 B씨 근무지에 찾아가 외설적인 표현을 적은 팻말을 몸 앞뒤로 두른 채 손도끼를 휘두르며 B씨를 위협했다.

비슷한 시기 그는 자신의 스토킹 범행을 담당한 경찰관이 근무하던 충남의 한 경찰 파출소 현관문과 순찰차에 미리 준비한 인분을 뿌렸는데, 이를 치우느라 1만8천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경찰관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은 내용의 편지를 경찰서에 집어 던지고 가기도 했다.

인분 투척 등 행위를 자신이 저지른 것임을 숨기려고 그는 집과 파출소 사이를 승용차로 오갈 당시 앞쪽 번호판을 A4 용지로 가린 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공용물건 손상·명예훼손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받고 항소했다.

하지만 대전고법 형사1부(백승엽 부장판사)는 "최후 진술 때까지도 피해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이 적절한 형량 판단을 했다"며 지난 10일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