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와 미주 시장 공략 주력

SK하이닉스, 미래 성장전략 모색 및 사내 조직문화 개선

“정공법이냐 파격이냐”…이재용 vs. 최태원 ‘반도체 인사 실험’ 승자는? [비즈360]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헤럴드경제DB·연합]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반도체 혁신 경쟁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공계 리더십을 중심으로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미주시장 공략을 위한 인사가 핵심이고, SK하이닉스는 파격적인 발탁승진을 통한 쇄신과 미래전략 추진, 사내 소통에 방점을 맞췄다.

“정공법이냐 파격이냐”…이재용 vs. 최태원 ‘반도체 인사 실험’ 승자는? [비즈360]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경계현 사장(DS부문장), 박용인 사장(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 강인엽 사장(DS부문 미주총괄)을 승진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출신의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는 등 경영실적 향상에 역량을 인정받은 만큼 DS부문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재용 부회장이 부문을 이끌어갈 수장으로 낙점했다.

박용인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추진하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전자공학 출신의 박 사장은 동부하이텍 대표를 역임하며 리더십 역량을 쌓아왔고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시스템반도체는 ‘뉴 삼성’이 찾고 있는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시장 영향력 확대에 재원·인력·시설을 확충하며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비전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의 전문인력을 고용하기로 한 바 있다.

연구개발(R&D)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 60조원 등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추가로 38조원 투입, 계획을 171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공략은 미주시장과도 연계·확장된다.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강인엽 사장은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시스템LSI 비즈니스를 성장시켜온 전문가다. DS부문 미주총괄이 사장으로 격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미 시장 강화에 본격 나선 것이란 평가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공법이냐 파격이냐”…이재용 vs. 최태원 ‘반도체 인사 실험’ 승자는? [비즈360]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회장도 반도체 혁신을 위한 사장단 인사에 관심을 기울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곽노정 안전개발제조총괄(사장)과 노종원 사업총괄(사장) 등을 승진시켰다.

40대인 노종원 사장 임명은 파격적인 발탁 인사라는 평가다. 카이스트(KAIST)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노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전반적인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SK스퀘어, SK텔레콤 등과 함께 반도체·ICT 투자를 위한 공동 자금 조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향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 사장의 역량에도 기대를 걸 수 있다.

박정호 부회장과 함께 굵직한 M&A를 성사시켰고 전략 기획통으로 활약해왔다. SK가 낸드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인텔 낸드사업 인수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노정 사장 임명은 ‘내치’와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업문화 업그레이드 TF’를 신설하고 곽 사장이 TF를 이끌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사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왔고, MZ세대와의 소통방식을 고민한 바 있다. 사내 소통에 주력하면서 반도체 리딩 기업을 향한 새로운 사내 문화를 형성하고 안정을 꾀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도 반도체 혁신에 힘을 쏟는다. SK는 ‘청년희망ON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반도체 분야 대규모 인력 채용 및 교육 훈련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전문인력의 교육과 취업을 돕는 ‘청년 하이파이브(Hy-Five)’ 프로그램 내년 선발인원을 올해보다 100명 늘어난 400명으로 정했다. 국내 6개 대학에서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를 운영하며 반도체 핵심 연구인력 채용을 내년부터 올해보다 50% 늘어난 15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정공법이냐 파격이냐”…이재용 vs. 최태원 ‘반도체 인사 실험’ 승자는?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