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6만 가구 대상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 착수
닥터주부 등 9개사와 함께 택배를 활용한 종이팩 회수 추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재활용률이 16%에 불과한 종이팩의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당장 12월부터 남양주시, 부천시, 화성시와 세종시 내 66개 공동주택 단지 6만4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종이팩 분리배출을 실시하고 내년 하반기부턴 전국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이달부터 지자체, 민간기업과 함께 종이팩을 종류별로 모아 각기 재활용하는 체계 구축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당장 12월부터 남양주시, 부천시, 화성시와 세종시에서 실시하는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위해 일반팩과 멸균팩을 구분해 투입할 수 있는 종이팩 전용수거함과 봉투를 배부한다. 또, 분리배출된 일반팩과 멸균팩은 해당 지자체의 책임 아래 서로 섞이지 않도록 수거해 각기 재활용한다.
환경부는 내년 2월부터 전국 공동주택 100만 가구, 대량배출원 300곳을 대상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2단계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전국 공동주택 대상 확대 적용에 앞서 환경부는 월 단위로 지자체별 분리수거 및 재활용 실적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제도 개선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대량 수거가 어려운 지역 등 시범사업에 따른 회수․재활용 체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민간 부문과 협력해 택배를 활용한 종이팩 회수에도 나선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0일 매일유업, 삼육식품, 서울우유, 연세우유, 정식품, 에스아이지(SIG)콤비블록, 테트라팩코리아, 닥터주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 9개 기관과 택배를 활용한 종이팩 회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종이팩은 고품질의 펄프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장지의 좋은 원료가 될 수 있지만, 재활용률은 16%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파지와 함께 배출돼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잔재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상온보관이 가능한 멸균팩 출고량이 크게 늘어 그간 일반팩을 중심으로 구축된 종이팩 재활용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2014년 1만7000t(25%)이던 멸균팩 출고량은 2020년 2만7000t(41%)으로 급증했고, 2030년에는 4만7000t(6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멸균팩은 알루미늄박과 황색 펄프를 쓰는데 재활용제품의 품질과 백색도를 떨어뜨려 페이퍼타올 등 일부 용도를 제외하고는 재활용이 어렵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종이팩이 고품질의 원료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씻고, 펼치고, 말려서 배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