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떴다방, ‘1:1 매칭 주선해주겠다’며 모집
‘1시간 내에 계약금 입금요망’ 보이스피싱 문자 돌아
‘일단 계약금 내고 더 비싸게 전매하겠다’는 계획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당첨되셨거나 매수하실분들 톡주시면 담당자 연결해드리겠습니다.”(온라인 분양권 전매 중개업자)
12만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오피스텔 청약광풍’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 ‘신길AK푸르지오’ 당첨자 발표가 나온 4일 오후 5시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채팅방에서 소위 ‘온라인 떴다방’이 기승을 부렸다. 계약까지 단 24시간이 주어지다 보니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매칭을 시도하려는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 중개업자들은 청약 당첨자 중 계약금을 내기 전 웃돈을 받고 새로운 매수계약자를 찾으려는 사람과 분양권을 넘겨받으려는 사람을 이어주며 수수료를 버는 식으로 영업을 한다.
‘로또 청약’으로 세간에 화제가 된 만큼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당첨자 일부에게 입금을 유도하는 보이스피싱 문자가 발송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 청약 당첨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녕 여긴 신길AK푸르지오,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계약금을 00은행 계좌 ****로 1시간 내로 입금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보이스피싱 문자를 받았다며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이 오피스텔 계약은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프라인 견본주택에서 직접 이뤄진다.
개별적으로 분양권 매도자와 매수자 계약이 이뤄지다보니 시세 파악에 혼란을 겪는 모습도 관측됐다. 한 당첨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떤 브로커 채팅방에서는 피(프리미엄) 8000만원을 부르는 일이 있는데, 또 다른 채팅방에서는 1000만원도 안되게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계약금을 내고 여유롭게 매수자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존재한다. 당첨자 A씨는 “지금 팔면 급매를 해야 해서 얼마 벌지 못한다”며 “친척에게 돈을 빌려서 계약금 1억원을 마련해 계약하고 그 후에 천천히 비싼 값에 사줄 사람을 찾겠다”고 말했다.
서울 ‘신길AK푸르지오’(사진) 오피스텔에는 12만5919명의 청역자가 몰렸다. 분양가가 9억7690만~9억8610만원으로 책정돼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음에도 수요가 넘쳤다. 평균 경쟁률은 무려 1312 대 1로 나타났다. 전 타입 78㎡(전용)로, 83가구를 모집하는 1군에 11만1963명이, 13가구를 모집하는 2군에 1만3956명이 청약했다.
이에 앞서 청약 과열양상을 보였던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에도 12만4426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은 1398 대 1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청약이)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실수요자, 투자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