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명사들 ‘랜선 질의응답’ 포럼 백미 디자이너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영감’ “다양한 경험이 영감의 원천 될 것” 조언
“산업, 건축 등 각 분야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어떤 자질과 역량이 필요한가요?”, “팬데믹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디자인 요소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달라져야 할 부분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올해 헤럴드 디자인포럼 2021의 백미는 ‘디자인 명사’들과의 ‘랜선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팅창엔 ‘미래의 디자이너’들의 날카로운 호기심이 넘쳐났다. 서울, 런던 등에서 참여한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 레이 윙클러 스투피시 엔터테인먼트 아키텍츠 CEO, 아만다 레베트 AL_A 건축 스튜디오 대표 등 국내외 연사들은 한국 관객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화답하며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했다. 각각의 명사들에게 주어진 10여분의 시간이 “1분처럼 느껴진다”는 반응도 채팅창에 이어졌다. 흥미로운 질문과 진지한 답변은 서로에게 많은 영감을 제시했다. 레이 윙클러 CEO는 자신의 질의응답 차례가 지났음에도 “로그아웃 하지 않고 이후 Q&A를 함께 들어도 되겠냐”고 말해 ‘랜선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세상을 바꿀 꿈을 꾸는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영감’이었다. 연사들은 디자이너에겐 “열정과 인내가 중요한 자질”(레이 윙클러 스투피시 엔터테인먼트 아키텍츠 CEO)이며 “다양한 경험이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 레이 윙클러 CEO )이라고 조언했다.
“미래를 향한 트렌드를 읽고 인사이트를 키우는 데에 글로벌 사회에서 통용되는 방법은 없어요. 디자인은 문화의 힘인 만큼, 여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좋아요. 책을 많이 보거나, 기회가 되면 다른 문화권에 여행하는 것도 좋고요. 여행할 땐 ‘핫’한 장소만 찾는게 아니라 오래된 노포를 돌아보고, 그 분들이 어떻게 사는지 A to Z를 봐야 해요. ”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
“영감은 한 곳에서만 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창의력이 발현되죠. 저의 경우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영감을 얻고, 전 세계로의 출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영향을 받아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건축가로 일을 할 때는 실무 경험이 중요해요. 다양한 무대를 보고 공연을 접하는 생생한 체험, 현장에 나가 실무를 익혀보는 것이 무엇보다 가치있는 경험이죠.” (레이 윙클러 스투피시 엔터테인먼트 아키텍츠 CEO)
시대의 흐름 안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포착하는 일도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자질이다. 팬데믹,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위기를 마주하는 상황에서 ‘디자인 거장’들은 보다 나은 환경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아만다 레베트 대표는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팬데믹이라는 과정 안에서 봐야 한다”며 “건축은 그것 자체로 상당한 오염물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무언가를 계속 지어야 할 것인지, 해체해야 할 것인지, 짓는다면 어떻게 지어야 할 것인지를 자문하며 지속가능한 건축,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승희·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