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 위해 걸림돌 되는 것들
찾아내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 대체
선한 영향력·사회현상 디자인에 반영
‘Ride for Others’ 프로젝트 가장 보람
미래 UX디자인, 사용자 조사 중요성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려면 디자이너들은 스스로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21’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를 디자인 하는 법’이란 주제로 강연하는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리프트(Lyft) 자율주행팀 김영교 책임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자인의 방향성과 가치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그는 “디자이너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하며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제품 디자인 중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아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내는 일을 과업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접하는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뒤따를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뉴노멀 시대가 도래한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사상이나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를 디자인에 녹여내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김 디자이너는 ‘팬데믹 이후 심화된 개인화’ 문제에 집중했다. 이전에는 없던 언택트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처럼 UX 디자이너들은 사용자 각각의 경우들을 고려해 서비스를 디자인해야 했다. 그는 “리프트, 도어대시(미국 음식 배달기업)와 같은 기업들 역시 ‘만약, 사람이 사람을 대면하기 싫어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다면 시장의 디자인 전략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그가 리프트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경험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김 디자이너는 승객이 본인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리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Ride for Others’ 디자인 프로젝트를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으로 꼽았다. 그는 “기업의 매출, 성과 지표 상승보다 더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미국은 차가 없으면 이동에 제약이 큰 국가다. 이 때문에 노인이나 스마트폰이 없는 이들이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하러 갈 때 큰 불편을 겪은 게 사실이다. 리프트의 ‘Ride for Others’ 서비스는 젊은 세대가 부모님을 위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대신 신청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소외계층의 이동 제약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에게 이 프로젝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한 영향력,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현상을 포착해 디자인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디자인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경험이었다.
아울러 김 디자이너는 미래의 UX 디자인에서는 사용자 조사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새로운 경험과 기능들은 디자이너들도 접해보지 못한 세상이라 어느 하나 마음대로 가정할수 없다”며 “사용자 조사를 면밀히 해야만 사용자가 갖고 있는 무의식적인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용자 조사를 위해 인공지능(AI)과 같이 신기술이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이제는 인공지능(AI)이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며 그는 “이 같은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도출된 데이터나 결과값들은 디자이너가 사용자를 위한 경험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래 사회의 협업은 이러한 AI기술을 디자인 경험에 어떻게 녹일지, 인공지능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지를 고민하며 열린 마음을 가지고 논의하는 일이라고 했다.
리프트와 같은 실리콘밸리의 기업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다양성 존중’을 꼽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기업에서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각기 다른 프로젝트들마다 하나의 정해진 틀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 그들만의 방법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의미다. 김 디자이너도 결국 하나의 매끄러운 서비스와 제품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해야한다고 봤다. 그는 “디자인이 빛을 내기 위해서는 콜라보레이션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리더쉽이 모두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