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유저 직관성·개성 동시에 요구

디자이너들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다양성 품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 필요

유저의 ‘안전성’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가

코로나 이후 디자인 방향성에 가장 중요

“디자인의 유연성...시대와 세대 뛰어넘는 발전의 열쇠”[헤럴드디자인포럼 2021]
소종윤 구글/유투브 UX 아트디렉터▶2004~2010년 아트센터 컬리지오브 디자 인/그래픽 디자인▶2010~2012년 프롤로그 필름스/풀타임 모 션 디자이너▶2012~2014년 메소드(Method) 스튜디오+ 울프앤크로(Wolf&Crow) 등/프리랜서 모션 그래픽 아티스트▶2014년~현재 구글유튜브/ux디자인, 모션그 래픽 디자인 아트디렉터
“디자인의 유연성...시대와 세대 뛰어넘는 발전의 열쇠”[헤럴드디자인포럼 2021]
유튜브 메인 앱 디자인 비교. 왼쪽은 소종윤 아트디렉터가 입사했던 2014년, 오른쪽은 2020년. 레이아웃의 재배치와 색의 사용 등에서 많은 진화가 보여진다.
“디자인의 유연성...시대와 세대 뛰어넘는 발전의 열쇠”[헤럴드디자인포럼 2021]
2011년 소종윤 아트디렉터가 애니메이터로 참여한 MTV 라틴아메리카 프로모션 TV광고다. 현지에서 인기있는 쇼와 시리즈들의 라이브 액션과 2D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을 이용해 만들었다.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온라인 세상에 공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 이후 개인의 아이덴티티(identity·독자성)를 찾아가는 경향이 커졌어요”

소종윤 구글 유튜브 아트디렉터는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기존의 질서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뉴노멀시대 소비자의 달라진 점으로 ‘개인화’를 꼽았다.

소종윤 아트디렉터는 2014년부터 구글 유튜브에서 디자인과 모션그래픽 디자인 등을 담당하고 있다. 14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21’에서 ‘소통과 문화를 소비하는 세대간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는 그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봤다.

그는 “코로나 이전에는 조금 더 심미적인 접근과 특정한 목표를 둔 디자인에 중점을 두면서 ‘타겟 유저(target user)’를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펜데믹 이후 누구나 온라인에 들어와야 하면서 더 직관적이면서 ‘제너럴 유저(general user·일반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에 무게를 두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특히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를 위해 직관성에 더해 개성을 입혀야 하면서 디자이너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일하고 있는 구글 유튜브에도 이같은 변화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용자들이 각자의 기호에 맞는 컨텐츠를 제약없이 소비하기 시작했다. 아트디렉터인 저도 갑작스런 뉴노멀에 맞춰 사용패턴이 바뀐 유저들을 위해 더 빠르게 움직여야해 훨씬 바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진하는 변화 속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자인은 무엇일까. 그는 ‘유연함’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소종윤 아트디렉터는 “아무리 완벽하고 멋진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해도 기술이 변하고 사회적 관심사가 바뀌고 생활패턴이 달라지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유연한 디자인은 현재를 투영함으로써 같은 서비스를 다른 경험으로 마주하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디자인에서 유연성이야말로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덕목으로도 유연함을 꼽았다. “디자이너로서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게 된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이 디자이너의 시각적 언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완성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함을 포용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종윤 아트디렉터는 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프리랜서 모션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2014년 우연한 기회에 구글에 합류하게 됐다. “구글에서 전화가 왔는데 보이스피싱인가 했어요. 아니면 절박한 헤드헌터가 무작위로 전화를 돌린 건가라는 생각도 했고요”라며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에게 전화를 건 구글의 디렉터는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홀로그램 같은 것들이 구글맵 같은 플랫폼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사람들이 사용되는 것을 상상해 보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가 입사한 후 유튜브를 보고 든 생각은 ‘짧은 영상을 모아놓은 심심한 앱’이었다. “세상이 변하면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생각도 못한 거죠.”

구글 유튜브가 코로나 이후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을 묻자 그는 ‘안전성’이라고 답했다. “구글의 사명인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고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하게 하고 유용하게 만드는 것’은 유명하죠. 구글의 사명은 변함이 없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토론하는 자리가 많아졌다”면서 그는 유저의 안전성이 향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