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피아제·11월 샤넬 가격 인상 예고

명품 시계·구두·패딩 가격 다 뛰었네

“다음달 샤넬 인상 예고” 알바·리셀 활활

명품 가격 줄줄이 뛰자…“12만원에 줄 서드림” 오픈런 알바도 성행 [언박싱]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백화점 오픈런 아르바이트 구직 글 [당근마켓 앱]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올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수 차례 가격을 인상하면서 명품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루이비통, 불가리에 이어 명품 시계·구두·의류까지 함께 가격이 오르고 있다. 명품 사수를 위해 백화점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을 할 사람을 고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1월 ‘3대 명품’ 중 하나인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만큼, 한동안 명품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루이비통만 올랐나 했더니…가격 다 뛰었네

명품 가격 줄줄이 뛰자…“12만원에 줄 서드림” 오픈런 알바도 성행 [언박싱]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고객들이 개점 시간을 앞두고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가 위축됐음에도 수입 가방과 보석, 시계 등 고가 제품 판매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제공]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10월 전후로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이 아닌 브랜드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을 예고했다. 남성 예물 시계로 꼽히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피아제’는 이달 중순 이후 가격을 올린다. 가격 인상 폭은 3~5%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는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로퍼 ‘썸머위크’ 가격을 5% 가량 인상했다. 명품 패딩 브랜드로 꼽히는 ‘몽클레어’도 올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인기 상품인 클레어의 경우 307만원에서 339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오는 18일에는 이탈리아 보석 브랜드 ‘불가리’가 주얼리 제품 위주로 가격을 올린다. 가격 인상 폭은 적게는 4~6%부터 10%대까지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 ‘비제로원 목걸이’는 585만원에서 620만원으로 뛸 예정이다.

앞서 루이비통은 지난 1일 인기 상품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상해 소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대표 상품인 알마BB는 182만원에서 201만원으로 10% 가량 올랐다. 알마PM 역시 204만원에서 226만원으로 올랐다. 모두 1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어 명품 입문용 가방으로 꼽히던 상품들이다. 2019년 출시 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던 멀티 포쉐트 악세수아도 3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됐다. 기존가 260만원에서 293만원으로 인상됐다. 당초 루이비통은 매달 소량 품목의 가격 조정을 했으나, 이번에는 글로벌 차원의 인상이라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런 대신 합니다” 알바 성행

명품 가격 줄줄이 뛰자…“12만원에 줄 서드림” 오픈런 알바도 성행 [언박싱]
10월 중으로 가격 인상을 예고한 피아제 (위), 올해 가격을 인상한 로로피아나 썸머위크 (아래 왼쪽), 몽클레어 [각 사 홈페이지]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픈런 알바·리셀(되팔기) 시장도 덩달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브랜드들의 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명품 커뮤니티에서 ‘오픈런 아르바이트’ 수요도 늘고 있다. 오픈런 아르바이트는 매장 방문 전날 밤부터 백화점 매장 앞을 지키는 일을 한다. 시간당 1만원~1만5000원 정도를 지급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10시간 가량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까지 고용하면서 오픈런을 시도하는 이유는 명품 브랜드 정책 때문이다. 어떤 상품이 입고되는지 소비자는 알 수 없을뿐더러, 입고되더라도 소량만 매장에 비치한다. 오픈런 대기번호가 ‘10번’만 넘어가도 원하는 상품을 찾을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매장을 방문할 여력이 안 되는 소비자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리셀 제품을 찾아야 한다. 당일에 구매한 상품을 되팔거나, 가격 인상 전 물건을 사재기하는 업자를 통해 구매하는 식이다.

“다음달 샤넬 인상 예고” 명품 시장 활활

과열된 명품 시장은 다음 달 샤넬 가격 인상을 전후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샤넬은 11월 가방과 지갑 등 지난 가격 인상 때 포함되지 않았던 상품 위주로 가격을 올린다. 지난 9월 일부 가방 가격을 30%대까지 큰 폭으로 인상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이번 가격 인상을 포함할 경우 샤넬은 1년 사이 다섯 차례나 가격을 올리게 된다.

명품 시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줄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국세청과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산 고급 가방 판매에 부과된 개별소비세(개소세)는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했다. 개소세는 고급 내구성 소비재나 사치성 품목이나 유흥 주점 등 특정 장소의 영업행위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200만원이 넘는 고가 가방이나 시계를 구매하면 해당 제품 원가의 20%가 개소세로 부과된다. 추가로 부가세 10%와 개소세에 붙는 교육세 등을 고려해 추산한 가방 판매액은 약 174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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