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비원인 아버지가 주민으로부터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곰팡이가 가득 핀 선물 세트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린 자녀의 사연에 누리꾼이 공분하고 있다.
2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비원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선물 세트 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작성자 A씨는 “아버지는 오랫동안 외국과 무역을 하시며 사업체를 경영해 오시다 은퇴 후 가만히 계시는 성격이 못 되셔서 경비원 일을 하신 지 수 년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경비원들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먹으라고 주거나 자기 쓰기 싫고 버리기 아까운 거 생색낼 겸 준다는 얘기 들어만 보셨죠”라며 “그간 유통기한 지난 코코아가루, 화장품 등을 몇 번 받아오시긴 했었는데 오늘 너무 충격받아 글을 쓴다”고 했다.
그는 햄 선물세트 사진을 공개하며 “딱 봐도 상자 겉 표면이 많이 긁히고 곰팡이가 보이길래 열어봤더니 스티커는 이미 개봉해 잘려있고 상자 안쪽이 온통 곰팡이었다. 유통기한을 보니 2018년꺼”라고 분노했다. 식용유와 햄이 담긴 또다른 선물세트를 두고는 “이미 겉면은 오염이 심했고 곰팡이 냄새도 확 났다.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했다”며 “믿을 수 없어서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 무려 2017년(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두 사람이 같은 날 이런 쓰레기를 줬을 것 같진 않다”며 “요즘 배울만큼 배우시고 소일거리로 경비원 하시는 분들 많은데, 혹여 못배우고 절박한 생계로 (경비원 일을) 하신다 해도 뭘 모를것 같다고 이런 쓰레기 주면 안 되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경비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노인분들이라 저런 상한 거 드시고 탈나서 잘못되면 어쩌려고 저런 쓰레기를 선물이라고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아빠가 선물 들어왔다고 무거우니 집에 가져가달라고 해서 제가 받아왔는데 너무 어이없고 화나고 씁쓸하다. 내용물은 모른 채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을 아빠 생각하니 누가 줬는지 물어서 눈앞에 다 집어던지고 싶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이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을 수 있다’고 반응하자 A씨는 “먹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통기한 지난 걸 선물이라고 준게 문젠거고, 또 모르고 줬을수 있다고 하기엔 먼지랑 곰팡이 피어있는 상자 겉면도 닦지 않은 채 밀봉된 씰도 칼로 자른 채로 선물하는 경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