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일하시는 분 가방이 루이비통? 별점 0.5점!”(네이버 지도앱에 달린 리뷰 중 일부)
일부 이용자의 ‘악성 테러’가 별점 리뷰 폐지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이 명품 가방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별점 테러를 가한 리뷰가 공개, 뭇매를 맞고 있다.
황당한 막무가내식 리뷰로 배달플랫폼을 둘러싼 별점 폐지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는 오는 10월부터 점진적으로 별점 리뷰 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자영업자들의 폐해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서는 ‘일하는 아줌마가 루이비통 가방을 가지고 있다고 별점 테러당한 김밥가게’라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을 공개한 글쓴이는 네이버 지도에서 황당한 이유로 수십번의 별점 테러를 가한 손님을 봤다고 전했다.
그가 공개한 리뷰란에서 해당 손님은 김밥집에 방문할 때마다 대부분 별점 0.5점을 줬다. 그러면서 “일하시는 분 가방이 루이비통?”, “아줌마 가방 루이비통 모델명 알 수 있나요?”, “저도 티끌처럼 모아서 아주머니처럼 루이비통 살거예요”, “오늘 점심으로 6500원 지출. 루이비통이 6500원만큼 멀어졌네요”, “아주머니 루이비통 가방에 이제는 구찌 신발까지…”라는 리뷰를 남겼다.
음식과는 상관없이 김밥집 직원이 명품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0.5점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리뷰 개수에 따르면, 해당 손님은 29번 가량 김밥가게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쓴이는 “같은 사람이 아이디 3개를 사용해 일하는 아주머니가 명품 가방에 명품 신발 신는다고 도배를 해 놓았다”며 “관련 없는 리뷰로 신고하고 싶은데 신고창을 못 찾았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당장 다음달부터 별점 리뷰 제도를 순차적으로 폐지한다. 대신 가게의 장점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키워드 리뷰’를 전면 내세운다. 업종 및 가게에 따라 순차적으로 별점 리뷰를 폐지, 내년 1월에는 키워드 리뷰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별점 리뷰 제도는 폐지 수순에 들어가지만 ‘별점 테러’는 여전하다. 네이버 지도 뿐 아니라 배달앱서도 황당한 이유로 낮은 별점을 받는 자영업자가 많다. “핫치킨이 왜 맵냐”, “양이 너무 많아서 살찐다”, “코카콜라가 아니라 펩시라 1점” 등이다.
업계도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10월부터 갑질 이용자를 제재하는 방안을 시행한다. 약관 개정을 통해 리뷰에 욕설, 폭언, 성희롱 등이 포함된 경우 신속한 차단 조치는 물론 이용자에 대해서도 이용 제한 등 제재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별점 테러에 대해서도 해당 별점을 입점업체 평가 통계에 반영하지 않고, 악의적 리뷰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차단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도 지속적으로 악성 리뷰를 모니터링,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앱 가맹점주들은 별점 리뷰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최 모(36) 씨는 “개선안은 반갑지만 그래도 몰상식한 별점 테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리뷰는 남긴다고 해도 별점은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