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2000명 감축 등 조직슬림화 추진

내부 반발과 업무효율 저하 등 우려

정부, 희망·명예퇴직 등 통해 진행 방침

신규채용 축소에 대한 우려도 커져

“조직개편, 조직슬림화를 단계별로 나눠 추진해야”

LH 혁신 어디로? 조직개편 이어 ‘인력감축’도 난항 [부동산360]
경남 진주 LH 본사 전경 [LH 제공]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의 핵심인 조직개편안이 표류하는 가운데 LH 인력감축 등 조직슬림화 방안 실행에 대해서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해야 할 사업이 산적한 상황에서 LH 인력감축이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인력감축을 실행하기까지 내부 반발과 업무효율 저하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2000명 감축안에 대해선 내부 반발이 커지면 계획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선 조직개편과 조직슬림화를 한번에 하기보다는 단계별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초 인력 감축, 공공주택 입지조사 권한의 국토부 회수, 시설물 성능인증 업무 등 중복 기능의 타 기관 이전, 퇴직자 취업 제한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LH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LH의 체질 개선을 위해 약 1만명 수준인 현재 인력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선다.

기능 조정에 따라 1단계로 약 1000명을 줄이고 지방 조직에 대한 정밀진단을 거쳐 1000명 이상을 추가로 감축할 방침이다. 1차 감축은 상위 관리직 등 226명, 기능 이관과 폐지 519명, 기능축소 330명 등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감축안에 따라 한동안 LH가 신규직원 채용을 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퇴직 예정자나 이직자 등 자연 감소하는 부분에다 앞으로 신규 채용을 거의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직슬림화에 대한 LH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시 등 지역 사회의 반발도 크다. 경상국립대학교 총학생회는 “LH의 올해 수백 명 규모 채용계획이 취소돼 입사를 준비하던 지역 청년들이 희망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LH 인력감축은 희망·명예퇴직 등을 통해 진행하고 신규채용은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원을 감축하고, 여기서 이제 발생되는 초과 현안에 대해 희망퇴직이라든가 명예퇴직 등을 통해 해소해나갈 계획"이라며 "인력감축 과정에서도 신규채용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조직슬림화와 조직개편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보다는 단계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갑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3기 신도시와 2·4 대책 등을 차질 없이 수행하려면 조직 슬림화와 조직개편을 두 단계로 나눠 적절한 시기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도 "슬림화와 조직개편을 구분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조직개편도 주거복지 목표 달성 시점과 지역균형발전 목표 달성 시점 등을 감안해서 단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LH는 지난달 2일 ‘LH 조직 및 인력운영 설계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용역을 통해 LH 조직 및 인력운영 개선방안과 본사·지역본부 등 지족 및 인력운영 설계 등의 성과물을 마련할 계획이다.

혁신안의 핵심인 조직 개편안에 대해선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에 내놓겠다는 정부 방침과 달리 중장기 방안으로 신중히 조직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비전과 패러다임도 제시되기 때문에 조직개편 등이 유야무야될 수 있다”면서 “길게 보고 기능을 생각해야 하는데 중앙정부 차원에서 주택청 같은 기관을 만드는 게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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