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호주의 한 여성 코미디언이 세계적인 스타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패러디해 인기를 얻고 있다.
주인공은 호주 시드니 출신 코미디언 셀레스트 바버(39). 바버는 2015년 여동생과 우연히 "유명하고 아름답고 부유한 사람들의 생활을 보통 사람들이 재현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얘기한 것이 계기가 돼 패러디물을 올리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첫 번째 게시물이 반향을 일으키자 바버는 꾸준히 패러디를 늘려갔다.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829만여명으로, 5년 전 보다 5배 이상 늘었다.
바버가 패러디한 연예인은 빅토리아 베컴, 비욘세, 레이디 가가, 킴 카다시안, 저스틴 비버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 셀럽들이다.
특히 바버의 패러디물은 연예인들의 화려한 패션 이미지를 자신의 현실과 대조해 눈길을 끈다.
할리우드 스타 귀네스 펠트로가 수영복 차림으로 진흙에 뒤덮여 있는 포즈를 따라한 패러디물을 보면, 펠트로는 회색톤의 매끈한 진흙 속에서 날씬한 몸매를 뽐내고 있지만 바버는 검은 색의 투박한 진흙이 몸 전체를 뒤덮지 못한 채 뱃살이 그대로 드러나 폭소를 자아낸다.
2019년 21세 나이로 최연소 세계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카일리 제너의 사진도 풍자했다. 제너는 루이비통 명품 가방에 둘러싸여 있지만, 바버는 지저분한 비닐봉지에 포위돼 초췌한 모습이다.
모델이자 SNS스타인 카일리 제너는 화장품 브랜드 '카일리 코스메틱스'를 성공시키며 자산 9억달러(약 1조129억원)를 일궈냈다. 제너는 모델 겸 방송인 킴 카다시안의 이복 동생이기도 하다.
바버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발망의 젊은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테인의 독특한 드레스를 비꼬기도 했다. 여성 모델이 입은 가슴부분의 부채형 장식을 애완동물이 상처를 핥지 못하도록 도와주는 투명 캡으로 대체하면서 "이건 비오는 날엔 입을 수 없겠다"는 재치있는 평을 남겼다.
바버의 패러디는 광고영상으로도 확장했다.
우아하게 구두를 벗고 소파에 기댄 장신의 모델 영상을 보고는 신발 한짝씩을 내던지며 소파에 널부러지는가 하면, 여성 모델이 캔음료를 하이힐에 단박에 깨뜨려 마시는 장면에서는 수차례 반복해도 깨지지 않는 캔음료 때문에 고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에 바버는 2017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스타들의 예술적인 퍼포먼스를 즐기지만 그들이 허세를 부리는 것은 불편하다"며 "패셔니스타들이 날씬하고, 잘 나가는 남편을 두고, 공짜 옷을 입는다고 해서 자신들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좀 화가 난다"고 돌직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