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딸 방치돼 숨졌는데…남친 만나고 온 엄마, 시신보고 도망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3살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30대 엄마가 아이 사망 당시 남자친구를 만나 외박을 하는가 하면, 집에 돌아와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다시 남자친구 집으로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유기방임 혐의로 A(32·여)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최근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딸 B(3)양을 홀로 집에 두고 외출하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B양만 혼자 집에 둔 채 하루이틀 남자친구를 만나외박을 하고 돌아와 숨진 딸을 발견했다. A씨는 집에서 숨진 B양을 보고 119에 신고하지 않고 집을 나와 다시 남자친구 집으로 향했다.

남자친구에게 딸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그의 집에서 며칠간 숨어 지낸 A씨는 이달 7일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아이가 자는 동안 외출했다가 돌아왔더니 숨져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A씨는 경찰에 “딸이 사망해 무서웠다”며 “안방에 엎드린 상태로 숨진 딸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두고 (집에서) 나왔다”고 진술했다. 또 “평소 남자친구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딸만 집에 두고 종종 외출했다”면서도 “며칠 연속으로 집을 비우진 않았고 중간에 집에 와서 아이를 챙기고 다시 나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달 7일 다시 집에 돌아가 119에 신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무서워서 집을 나왔지만 신고는 해야겠다고 생각해 용기 내서 다시 집에 갔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B양이 사망한 시점을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로 추정하고 있지만, A씨가 계속 관련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 남자친구의 범행 가담 여부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양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