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1896명…6일 만에 다시 최다
전국적 확산세 속 델타변이 빠르게 증가
“정부의 잘못된 방역대책도 한 원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끝을 알 수 없게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최다 확진자 기록이 깨졌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이어 비수도권도 3단계로 방역을 강화했지만 이미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퍼진 상황에 델타 변이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당분간 확산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하루 2000명 이상의 확진자도 나올 수 있다며 정부의 안일한 방역대책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신규 확진자 1896명 최다 기록…22일째 네 자릿수=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896명 발생해 누적 19만342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1365명)보다 531명이 늘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로, 직전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 22일 0시 기준 1842명보다 54명이 많다. 이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은 최근 비수도권 곳곳으로 번지면서 전국화하는 양상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일(1212명)부터 22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지역 발생이 1823명, 해외 유입이 73명이다. 지역 발생 확진자는 직전 최다 기록(21일 1725명)을 넘어 처음으로 1800명대로 올라섰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212명(66.5%)이고, 비수도권은 611명(33.5%)에 달한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600명 선을 넘은 것은 이번 4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자 지난해 2∼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졌던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은 최근 비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1주간만 보면 확진자 3명 중 1명이 비수도권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주간 지역 내 집단발생 사례 비중은 비수도권이 33.3%로, 수도권(11.4%)의 3배 수준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거리두기가 강화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률과 발생 비중이 감소되고 있는 대신, 비수도권에서 발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형 변이, 알파형 추월…“정부의 오판이 화 키워”=이런 가운데 델타형 변이까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정부의 방역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1주간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 유래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총 1412명이다. 이 가운데 델타형 변이가 1242명으로, 전체의 88.0%를 차지했다. 이어 ‘알파형’(영국 변이) 168명, ‘베타형’(남아공 변이)과 ‘감마형’(브라질 변이) 각 1명이다.
이 기간 국내 감염과 해외 유입을 모두 합쳐 델타형 변이가 검출된 비율은 51.0%로, 절반을 넘었다. 국내 감염 사례 중 델타형 변이 검출률도 48.0%로, 50%에 육박했다. 이에 유형별 누적 변이 감염자 수를 보면 델타형(2983명)이 알파형(2869명)을 추월했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도 이제 델타 변이가 우세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확산세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델타 변이 확산 등 여건이 좋지 않기도 하지만 정부의 잘못된 방역정책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 세계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었는데 정부는 지난 달 말 오히려 ‘7월부터 방역을 완화하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줬다”며 “이미 감염자가 넓게 퍼진 상황에서 거리두기 강화도 늦었을 뿐 아니라 지금 대책도 크게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대로 가면 하루 2000명 확진자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을 4단계로 올릴 때 비수도권도 같이 방역을 강화했어야 한다”며 “방역을 2주씩 연기하다 보니 국민의 피로감만 커졌고 방역에 대한 긴장감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