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먹이가 없는 빈 그릇을 가리키며 강아지를 속인다면?”
강아지가 사람이 자신을 속이는 행위를 알아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과학연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루드비히 후버 교수(Ludwig Huber) 연구진은 보더콜리, 레트리버 등 260종을 대상으로 한 먹이실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강아지와 친분이 없는 사람(communicator)과 신뢰도를 쌓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강아지가 내용물을 볼 수 없는 불투명한 양동이 속에 음식을 담은 뒤 강아지에게 먹이가 있는 방향을 지시했다.
강아지가 양동이 속 먹이를 먹으며 사람과 신뢰감을 쌓으면서 마치 주인과 반려견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후 강아지의 인지 능력을 판단하는 실험이 시작된다. 먹이가 든 양동이를 강아지가 보는 앞에서 바꾼 뒤 이번에는 먹이가 없는 빈 양동이 방향을 지시한다. 이때 전체 실험에 참가한 강아지 중 3분의 2가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목격한 양동이 쪽으로 향했다.
후버 교수는 “강아지가 5세 미만의 어린이나 유인원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면서 “강아지가 누군가가 속이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은 나와 같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도 나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아지가 거짓말을 눈치챌 수 있다는 실험결과는 앞선 연구결과서도 드러난다. 2015년 일본 교토대 아키코 다카오카(Akiko Takaoka) 연구팀도 유사한 먹이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강아지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쫓아가 그곳을 탐사한다는 점에 착안해 34마리의 강아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연구원이 먹이가 들어 있는 그릇을 숨겨두고 강아지들에게 손가락으로 가리켜 먹이가 있는 방향을 알려준다.
두 번째는 똑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하되 먹이가 담긴 그릇이 아닌 빈 그릇이 놓여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들은 연구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갔지만 먹이를 먹을 수 없었다.
세 번째는 연구원이 먹이가 있는 그릇 쪽을 지시했지만 한 번 속은 강아지들은 이동하지 않았다.
아키코 박사는 “이번 실험결과는 강아지들이 경험을 통해 그 사람이 신뢰할 만한지를 판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아지들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를 빠른 시간에 알아차린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도 덧붙였다. 또 “강아지는 생각보다 사회적으로 더 섬세한 지능을 가졌다”며 “오랜 시간 인간과 살면서 선택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