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 공급 축소·대체부지 확보, 지자체와 협의

그동안 정책, 수요·공급 대책 조화롭지 못해

“2~3년 뒤 집값 조정올 것” 신중한 투자 당부

“3기 신도시 분양가 시세 60~80%, 너무 낮아도 문제 의견 있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 제공]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의 1만가구 공급계획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공급목표 규모를 유지하는 선에서 대체 부지를 찾겠다는 것이다.

또 유동성이 회수되면 2~3년 뒤 집값 조정이 올 수 있어, 주택 투자에 신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형욱 “태릉CC 대체부지로…사전청약 분양가 낮으면 ‘로또청약’ 우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모습. [연합]

12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노 장관은 지난 11일 오전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향후 주택정책 방향 등을 설명했다.

태릉골프장 1만가구 공급 방안에 대해 노 장관은 “서울시와 노원구의 입장은 사업지의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주택 수는 줄이는 것”이라며 “태릉 공급계획을 조정한다면 공급 목표를 맞춘다는 전제하에 대체 부지를 찾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릉은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서울 도심 내 최대 공급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이후 노원구민들이 계획 철회를 주장하며 노원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기도 했다.

대체부지 입지는 태릉 인근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제 서울시, 노원구와 협의에 들어가 대체부지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면서 “대체부지는 가급적 태릉골프장 인근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태릉골프장의 지구지정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등 지자체와 주민 반발을 고려해 대체부지 등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 장관은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 대해선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초저금리가 유지되는 등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렸고 주택 공급도 총량은 적지 않았지만 입지나 품질에 있어 미스매치가 있었다”면서 “그동안 정책도 수요·공급대책이 조화롭지 못해 바둑으로 치면 수순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도 결국 회수되면서 주택시장에 조정이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면 2~3년 뒤 매도할 때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투자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6일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관련해 최근 집값 급등에 따라 시세의 60~80% 수준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란 지적에 대해 노 장관은 “가격 수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있는데, 일부는 너무 낮은 분양가 때문에 ‘로또청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답했다.

노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60~80%로 책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신도시 청약 수요자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구입자, 젊은층 등이 많아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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