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쿠데타 사흘 만에 美 찾아가 “야심 없다”…美, 외교문서 21건 공개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알츠하이머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그동안 재판에 참석하지 않아 온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의 자택 근처를 산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자택 앞 골목에서 산책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뒷짐을 진 채 걷던 전씨는 한국일보 기자를 발견하고는 "당신 누구요!"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걸음걸이 등은 매우 정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나 알츠하이머 투병 등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전씨의 산책이 목격된 날도 전라도 광주에서 항소심 두 번째 재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재판부는 전씨가 2회 연속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에 나오지 않자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했으며, "피고인이 계속 불출석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지난 2019년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인을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씨는 광주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날 보란 듯이 서울 자택에서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며 "건강상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한 그의 행태는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무릇 사람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과오와 행위를 겸손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게 어른다운 자세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전씨는 반성은커녕 날이 갈수록 더 뻔뻔해지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은 강제구인 등 엄정한 법 집행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를 후대에 물려줘선 안 된다"며 "철면피와 같은 전씨를 지금 당장 단죄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