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00일 ‘금소법’ 논란 여전
보험사, 위법계약해지권 기간
당국에 2~3년 이내 단축 요구
법적 책임 범위도 애매한 상황
상호금융기관 열외 ‘형평성’ 논란
“안 지키는 게 아니라 못 지킨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령 자체를 둘러 싼 논란이 크다. 법 대로 하면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게 금융업권의 주장이다. 정부는 9월까지 비조치를 약속한 데 이어, 현장 지침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법령 개정에 대해서는 뚜렷한 반응이 없다. 최근 금융사들이 ‘면책부’를 요구했지만, 금융위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권은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며 이를 2~3년 이내로 단축시켜달라고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금소법 47조는 금융상품 계약이 판매 규제를 위반한 경우 5년 이내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사모펀드 사태 때 폐쇄형 상품의 불완전 판매가 확인됐으나 재산상 불이익을 받지 않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게 이 조항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장기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 입장에선 5년이라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입장이다. 상품특성별, 계약기간별 등으로 적절히 행사기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한다.
보험대리점(GA) 업계의 한 경영진은 “위법계약해지권 행사 기간이 너무 길어 악성 민원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라 “당국에 계속 호소하고 있지만 반응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위법 사실이 확인됐을 때 판매사가 소비자에 돌려줘야 할 금전의 범위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금융위는 상품 가입부터 계약 해지 전까지 발생한 대출 이자, 카드 연회비, 펀드 수수료, 위험보험료 등 비용은 제외하고 돌려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보험은 위험보험료 외에 부가보험료 가운데 얼마를 돌려줘야 할지 별도 기준이 없다. 예금은이자를 얼마나 지급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금소법의 가장 큰 골자 가운데 하나가 설명의무 강화인데, 처벌이 너무 강하고 현실적으로 준수가 불가능하다며 ‘면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황별 세부 지침을 모두 담아 은행원들이 법 해석 문제로 억울하게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확실한 면책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다.
금융당국은 늦어도 7월 중순 전까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지만 세부적인 면책 기준은 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면죄부를 부여하는 셈이 될 수도 있으니 은행 스스로도 규정 해석 노력을 보이라는 주장이다.
형평성 문제도 아직 남아있다. 금융위 소관이 아닌 새마을금고, 단위농협, 축협 등 상호금융기관에 대한 금소법 적용도 정부가 추진 중이지만 타부처, 업권 반대로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금소법 시행 100일을 즈음해 국민은행, 하나은행,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진행할 방침을 정했다. 실태평가는 금소법에 규정된 사항이다. 다만 앞으로 실태평가는 3년 주기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평가 받은 회사는 3년 간 자율진단을 하고 다음 주기에 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는 식이다. 이번 평가 대상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태평가 관련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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