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올해 들어 9.97% 상승
2020년 연간 상승률 9.65% 소폭 상회
전국 163개 주요지역 상승률 살펴보니
95곳서 반년새 작년 상승률 이상 올라
특히 경기·인천 지역 상승세 두드러져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 10곳 중 6곳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6개월 만에 작년 한 해 상승률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기와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률 확대 폭이 최고 20%포인트 넘게 벌어지는 등 오름세 확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5개구 중 강동구와 동작구 등 2개구만 작년 연간 상승률 수준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29일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보다 9.97% 상승했다. 이는 2019년 12월 대비 2020년 12월 상승률인 9.65%보다 0.32%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 들어 6개월 만에 2020년 1년간의 상승률을 넘어선 셈이다. 수도권의 아파트값도 올해 6개월간의 상승률(12.97%)이 작년 한 해 상승률(12.51%)를 소폭 상회했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오름폭은 확대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이 주택가격을 조사하는 전국 163개 지역 가운데 올해 아파트값 변동률이 2020년 연간 변동률을 상회하는 지역은 95곳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요지역의 58.3%에서 아파트값이 이미 작년 한 해 수준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1년 전 같은 기간(2019년 12월 대비 2020년 6월)과 비교하면 변동률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전국 158개 지역(96.9%)에서 지난해 말 대비 이달 아파트값 변동률이 전년 동기 대비 높았으며 이 가운데 19.6%가 상승률 격차만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 상승률 확대 폭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 동두천이었다. 2020년 한 해 0.84% 하락했던 동두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6개월간 20.58%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변동률 대비 올해 6개월간 변동률이 21.4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시흥(18.48%p)과 양주(13.29%p), 오산(12.47%p), 의정부(11.21%p), 고양 일산동구(10.73%p), 안산 단원구(9.92%p), 용인 처인구(9.22%p) 등 상승률 확대 지역 상위 10위권 내 8곳이 경기권이었다. 계양구(10.07%p), 부평구(8.34%p), 연수구(7.76%p) 등 인천 주요지역도 오름폭이 컸다.
지난해 집값 급등으로 서울에서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젊은 층이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경기·인천 지역에서 집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발 이슈가 부각된 영향도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30대들의 탈(脫)서울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GTX 등 교통 편의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경기와 인천 지역의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에서는 전북 군산이 올해 6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11.21% 상승하며 2020년 한 해 상승률(0.92%)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구미(7.58%p), 제주·서귀포(6.93%p), 충남 아산(6.54%p) 등도 상승 폭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원갑 위원은 “주택가격이 상당히 올라 ‘상고하저(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흐름이 예상된다”면서도 “정부의 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로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작년 한 해 집값이 급등했던 세종의 경우 상승률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세종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기준 1년간 44.97% 올랐으나 올해 6월까지 6개월간은 8.42% 오르는 데 그쳤다. 단기적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 증가 등으로 시장에 매물이 늘면서 가격 상승세가 수그러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울산 남구(-12.00%p), 대전 서구(-10.76%p), 경남 창원시 의창구(-10.14%p), 부산 강서구(-9.78%p) 등 지난해 대비 10%포인트 안팎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