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키민스 RE100 대표 인터뷰
H.eco포럼서 ‘산업의 대전환’ 주제 연설
RE100, 각국 기후·산업정책 변화 주도
재생에너지 사용국만이 경쟁 우위 확보
“한국 기업들이 RE100으로 인한 무역장벽만 뛰어넘으면 엄청난 가격 변동성을 수반하는 화석 연료로부터 독립해 수출증대를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의 ‘녹색 회복’ 역시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오는 10일 열리는 제1회 H.eco포럼(헤럴드 환경포럼)서 ‘산업의 대전환’을 주제로 연설에 나서는 샘 키민스 RE100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과 유럽 이외의 주요 시장을 개방해 RE100 관련 장벽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키민스 대표는 RE100 이니셔티브를 주관하고 있는 기후그룹을 이끌고 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300여 곳이 RE100에 가입해 있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SK그룹 8개 계열사와 아모레퍼시픽,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참여한다. 키민스 대표가 속해있는 기후그룹은 다국적 NGO로서 여러 정부와 기업들이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 미만으로 제한하고자 하는 목표달성을 지원하고 있다.
키민스 대표는 RE100이 가져온 효과를 두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기업들로 하여금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도록 했다는 평가다. 키민스 대표는 “예를들어 이케아는 현재 매장보다 더 많은 수의 풍력 터빈을 소유하고 있다”며 “2028년은 RE100 회원국의 평균 목표 연도로, 2030년까지 회원사의 4분의 3이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RE100이 각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민스 대표는 “일본, 대만 및 한국을 포함한 정부들이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기회, 또 투자하지 않을 경우 뒤처질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하면서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RE100 기업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98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며 “정부가 공정하고 개방적인 재생에너지 시장을 갖도록 하는 강력한 인센티브”라고 평했다.
키민스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와 기업 각자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 모두 즉각적인 조치를 위해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용량이 지금보다 4배 더 빠르게 증가해야 하며, 향후 10년간 UN이 정한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투자액이 7500억 달러로 두 배 증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이 녹색 글로벌 공급망을 위해서라도 RE100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같은 공급경제를 갖춘 곳은 경쟁이 치열하다”며 “RE100 회사들은 점점 더 그들의 공급업자들에게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배출량을 현저하게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과 국가만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온실가스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한국이 에너지 전환을 수용함으로써 2030년까지 GDP에서 가장 큰 지역적 이득을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키민스 대표는 한국의 ‘2050 탄소 중립 목표’에 대해 “한국은 세계 10대 전기사용국으로 석탄화력 의존도가 높아 2050년까지 탄소 제로화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탄소를 향한 한국의 속도감 있는 행보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블룸버그 NEF는 정부가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PPA(전력수급계약) 매커니즘과 친환경 관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국가 전력사업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한 이후 한국을 차세대 대기업 신재생 전력 구매 시장으로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