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11개 보 개방 관측결과 공개
수질·생태계 건강성·물 환경지표 개선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금강, 영산강 등의 11개 보를 개방한 결과 생태계 건강성 등의 물 환경 지표가 개선되고, 흰수마자·황새·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이 도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에서 개방한 11개 보에 대해 2017년 6월부터 2020년 하반기까지 모니터링한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수질 분야에서는 여름철 많이 발생하는 녹조가 개방 폭이 컸던 금강, 영산강 보를 중심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3∼2017년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었던 2019년 금강, 영산강의 녹조는 예년 평균과 비교하면 95% 이상 감소했다. 환경부는 보 개방으로 체류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이 최대 813% 빨라지는 등 물흐름이 개선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보 개방 후 저층빈산소(용존산소 2㎎/ℓ 이하로, 수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 또한 발생하지 않거나 빈도가 감소했다. 백제보와 승촌보의 경우 완전 개방시기에는 저층빈산소가 관측되지 않았고, 낙동강 하류 달성·합천창녕보에서도 부분 개방후 발생 빈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 구간의 유기물과 영양염류 등과 같은 수질 지표는 보별·항목별로 보 개방 전후 변화가 일률적이지 않고, 강수량 변화 및 상류 유입 지류 오염물질 증감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관측됐다. 금강 보 구간을 예로 보면 보 개방 전후 유기물·영양염류 등의 변화는 같은 기간 미호천 등 상류의 유입 농도 증감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퇴적물을 살펴보면 개방 폭이 큰 금강, 영산강 보에서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높아지고 유기물질이 감소하면 자정작용이 활발해지고 수중 용존산소량이 증가해 수질·수생태계 개선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은 영산강 죽산보에서 개방 전 대비 개방 후 1.7배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개방 폭이 작았던 낙동강 보에서는 모래 비율 및 유기물 함량 증감 경향이 미미했다.
보 개방 후 물흐름이 빨라지고 깨끗한 모래톱, 자갈밭 등이 조성되는 등 야생생물의 서식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생태계 건강성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수역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수마자가 2019년 세종보 하류에서 재발견된 후 2020년에는 공주보 상·하류에서도 관측돼 서식 범위가 확대됐다.
보 개방 후 모래톱과 수변공간은 각각 축구장 면적의 627배, 2011배(13개 보 최대 개방 기준) 증가했다. 광범위하게 조성된 모래톱, 하중도, 습지, 식생대 등 공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을 포함한 다양한 육상생물의 서식·번식·휴식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과 수변공간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물새류가 장기간 보를 개방한 금강·영산강 구간에서 지속해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고,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황새와 흑두루미 등 보전 가치가 높은 멸종위기 조류도 관측됐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보를 개방해 3년 이상 관측한 결과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여러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한강·낙동강 보에 대해 지난 2월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을 토대로 보 운영 여건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